택시기사

임양은 본사주필 yelim@ekgib.com
기자페이지

택시요금이 2천400원이거나 3천400원이 나오면 거스름돈을 600원 내줘야 하는데 500원만 주는 기사가 있다. 굳이 다투기 싫어 주는 대로 받고 그만 내리곤 한다. 거스름돈 주는 것을 꾸물거려 요금이 찰까닥하고 100원이 더 올라가면 오른 요금을 받기도 한다. 이 역시 잔돈을 주는 대로 받는다. 택시요금이 3천100원 오르면 3천원만 받고 100원은 안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불친절한 기사도 있다. 퉁명스럽기도 하고 거스름돈을 내주면서 뒷좌석의 손님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한 손을 뒤로 내민다. 그런가 하면 손님을 바라보며 요금을 두 손으로 받고, 거스름돈도 두 손으로 주는 기사들이 있다. “고맙습니다” 하거나 “안녕히 가세요” 하는 인사를 들을 땐 “수고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하는 덕담이 절로 나온다.

 

택시를 타면 불친절해서가 아니라 구린 입도 안 떼고 운전에만 열중하는 기사들이 있는가 하면, 손님에게 많은 말을 거는 이들이 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뭘 조용히 생각하려고 할 경우는 짜증이 날 정도다. 그런데 많은 말을 쏟아내는 말 중에는 세상만사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적잖다. 물론 그렇지 않는 말들도 있지만 불평 불만으로 일관하는 것을 많이 본다. 일일히 대꾸하기가 귀찮아 아무 말을 않고 있으면 “손님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고 묻기도 한다.

 

택시를 타고나서 좌석 등 내부가 정갈스러우면 기분이 좋고, 불결하면 언짢다. 잠시 동안 타는 것이지만 깨끗하게 꾸민 정성은 역시 감동을 준다. 개인택시야 마땅히 정성을 들인다지만 법인 택시가 정갈스러울 땐 기사를 한 번 더 쳐다봐진다.

 

지지대자는 부끄럽게도 승용차를 가질 형편이 안 돼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버스도 탄다. 서민의 애환이 담긴 버스에서도 흥미로운 일이 적잖으나, 택시는 기사와 맞대면 하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이들도 그렇지만, 특히 관용차만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더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사회 저변의 세상 물정을 직접 몸으로 느껴볼 필요가 있다.

 

택시 기사들의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하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면 고생을 많이 하는 분들이다. 택시 기사의 행복은, 이도 행복한 사회와 비례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임양은 본사주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