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는 이탈리아 문예부흥기의 화가로 빈민 출신이다. 묘선처리, 심리표현이 탁월했다. 그림만이 아니라 건축·이학·공업에도 조예가 깊었다. 신비의 미소로 유명한 ‘모나리자’(77×53㎝)가 그의 작품이다. 40대 후반에 그려 67세로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내놓지 않고 자신이 지녔을만큼 애착을 가졌었다.
‘모나리자’의 주인공, 즉 모델이 누구냐는 추측이 구구하다. 자신의 어머니란 설, 이탈리아 어느 후작 부인, 사교계 어느 인사의 세번 째 부인, 한 비단 상인의 두번 째 부인이라는 등 학설이 분분하다. 상상의 인물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가운데 얼마전엔 ‘모나리자’는 여장을 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자화상으로, 그는 동성애자라는 설이 제기됐다. 자화상의 근거로 노년에 자신이 그린 자신의 초상화와 ‘모나리자’ 그림의 눈·코·입 등 윤곽이 일치한 사실이 제시됐다.
이탈리아 국가문화유산위원회가 프랑스 성위베르교회에 있는 고인의 무덤을 발굴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 또한 이탈리아 조사팀의 발굴 요청을 허락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만년에 프랑수아 1세의 초청으로 가 체재 중 생을 마쳐 묘가 프랑스에 있게 됐다.
이탈리아 조사팀은 고인의 두개골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생전의 얼굴 모습을 복원, ‘모나리자’ 그림과 실측 대조로 자신을 모델로 삼았다는 설의 진위를 밝혀 낸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수적으로 유골 분석을 통해 결핵·매독·납중독 등으로 갈라진 사인 또한 확인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서는 먼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무덤이 맞는가를 이탈리아 볼로냐에 살고 있는 후손의 유전자(DNA) 감식을 통해 검증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호사가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나리자’의 모델 규명을 위해 묻힌지 491년이나 되는 묘를 파헤친다니 놀랍다. 고인에게 영광스런 일인지, 수모가 되는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객관적 진실 규명인지 판단이 헷갈린다. 우리네 같으면 죽은이의 관 뚜껑을 열어 유골을 실험대상으로 삼기란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이도 동·서양의 문화차이인 것 같다. / 임양은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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