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 ‘집값 올리기’ 눈살

도로 등 개선 집단민원·외부지역 초등생 거부… 매매가 담합도 여전

경기지역 대단위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최근 떨어진 집값을 올리기 위해 교통, 교육 등 기반시설 확대를 요구하는 등 온갖 집단민원을 불사하고 있다.

 

28일 도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경기 침체가 점차 심화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공개민원을 꺼리던 기존 관행을 깨고 민원 제기를 통한 주변 환경 개선으로 집값 하락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화성시 봉담지구 주민들은 입주 후 만성 체증에 시달리고 있는 국도43번 도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해 봉담지구의 인구가 6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지만, 택지개발 당시 발표한 지하차도와 대체우회도로 등이 늦어지면서 입주민대표회의 등을 통해 지자체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봉담의 A아파트 단지는 전신주 지중화 공사가 이뤄지지 않자 주민들이 인터넷 카페를 개설, 항의글을 올리며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또 도내에서 집값이 급격히 떨어진 남양주 진접지구의 경우는 교육 이기주의까지 낳고 있다. 최근 진접지구 내 아파트 전셋값은 102㎡ 기준 7천만원 선이지만, 입주율은 절반 정도여서 집값 하락을 우려한 단지내 입주민들이 외부지역 초등학생을 받아들이지 말라는 민원을 교육청에 내고 있다.

 

이와 함께 만성적인 입주자들의 인위적인 담합도 여전하다.

 

입주자 모임 등을 통해 일정가격 이하로 매물을 받지 못하도록 단지 내 부동산업자와 결탁하거나 전셋값 하한선을 주민들끼리 공유하는 등의 가격 담합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부천의 C아파트의 경우 최근 대형 유통센터가 입점한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부녀회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을 500만~1천만원 정도 올릴 것을 단지내 부동산업체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화성 봉담의 D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도로 등의 기반시설을 확충하거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는 집단 민원을 넣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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