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연천지역, 구제역 확산방지 방문자제 당부
“매년 설 명절을 전후해 200여명이 성묘를 왔는데 올해는 구제역때문에 찾는 사람이 아주 적을 것 같습니다.”
연천군 청산면 장탄리 5차 구제역농가에서 3km 떨어진 사설묘지 정주동산 관리인은 지난주부터 956개 묘주들에게 일일히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느라 11일에도 바쁘게 하루를 지냈다.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해 ‘설연휴 성묘를 자제하고 3월에나 오라’는 내용의 전화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민족 최대명절 설 연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구제역이 발생한 포천과 연천지역은 남의 나라 얘기다.
다른 지역에서 살고있는 친척이나 성묘객들이 방문했다가 자칫 구제역 바이러스를 옮길 경우 소강 국면에 접어든 구제역이 방역망을 뚫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하고 차분한 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연례행사인 마을축제를 취소하고 고향을 방문하려는 친인척에게 미리 전화를 해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
구제역 2차 발생지인 포천시 신북면 계류리의 이장 이희정씨는 “서울에 사는 아들에게 설에 오지 말라고 했다”며 “축산업을 하지는 않지만 한달이상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갇혀 지내는 축산농민들을 보면서 서로 돕자는 취지로 마을주민들에게 왕래 자제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예년 같으면 주민들이 모여 대동놀이도 하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다니며 음식을 나눠먹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냥 넘어가기로 한 것이다.
인근 창수면 추동2리는 축산농가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마을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연천군 축산농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설 연휴는 물론 구제역이 안정될 때까지 왕래 자제를 결의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설연휴를 반납하고 공무원과 경찰, 군인 1천여명이 구제역 잡기에 나섰다.
방역당국은 귀성객 이동이 크게 늘어나는 설 연휴에 소독을 강화하고 공무원과 경찰, 군인을 각 초소에 24시간 배치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죄고있다.
/북부권 취재본부=김동일·최성일·이정배기자 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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