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등 지병 있거나 75세 이상 노인 지나친 흥분 자제 커피·콜라는 ‘NO’ 물·과일은 ‘OK’… 충분한 수면 취해야
모두가 기다려온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지난 13일 시작됐다. 한국 피겨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노리는 김연아 선수부터 효자종목인 쇼트트랙까지, 이번 올림픽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캐나다와 한국의 시차는 17시간. 다행히 한국 선수들의 주요 경기가 대부분 한국시간으로 오전에 열리는 만큼, 밤잠을 설치고 졸린 눈을 비비며 응원을 했던 이전의 수고는 다소 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규칙적인 생활 방식과 신체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선수들의 메달소식을 축하하며 퇴근 후 과음을 하거나, 지나친 TV 시청으로 운동을 거를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흥분 피하고 생활습관 지켜야
흥분으로 인한 갑작스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평소 복용하던 약의 복용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 아바타를 관람하던 고혈압 환자가 흥분해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다. 심혈관계 위험이 높은 협심증, 중증 고혈압, 뇌졸중 과거력, 당뇨병 등을 갖고 있거나 75세 이상의 노인은 흡연, 음주 등을 하면서 관람하는 것을 피해야 하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혼자 보다는 친구,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생활습관이 망가지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거나 굳은 결심으로 멀리하던 술을 마시거나 조금씩 줄여가던 체중이 원상 복구되는 경우다.
◇과도한 응원 목 손상 위험
TV를 보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 성대혹사를 유발해 성대 결절이 생길 수 있다. 쉰 목소리가 나오는 성대 결절은 며칠간 말을 하지 않아야 나을 수 있어 중요한 발표나 면접 등을 앞두고 있는 경우에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무리하게 소리를 지르면 성대가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해 그 마찰로 인해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올라 정상적인 진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목에 힘을 주며 말하거나 고함을 치며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극단적인 고음이나 저음으로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응원도중 틈틈이 충분히 물을 마시고 실내 습도를 조절하면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관람 중 심심풀이, 위 건강 해쳐
식사시간과 경기시간이 겹치는 경우 식사를 하지 않고 TV 앞에 모이거나,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 그동안 잘 지켜왔던 정상적인 식습관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기 관람 동안 스트레스로 인해 인식하지 못한 과도한 양의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초조한 마음에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에 해당한다.
TV 시청 중간 중간 심심풀이로 땅콩이나 과자 등을 먹는 습관도 좋지 않으며, 늦게까지 재방송을 보면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비만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밤중에 산 분비를 촉진시켜 속 쓰림을 유발할 수 있고, 새벽에 속이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격렬한 응원열기로 과도하게 신체를 사용하거나 흥분하면 비타민과 무기질의 요구량이 증가하고 신체 피로도가 높아지므로 틈틈이 생과일이나 과일 음료, 신선한 채소를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재방송 시청때도 흥분은 금물
오전에 주요 경기를 보지 못한 직장인과 학생들은 밤늦은 시간 재방송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늦은 시간까지 TV를 시청하다 보면 수면부족 등으로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늦게까지 TV를 시청하더라도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커피, 콜라 등을 피해야 하며,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
재방송을 보면서 정신적, 심리적으로 흥분하면 도파민과 같은 물질이 분비돼 마치 밤늦게 운동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해 수면을 방해하는 만큼 가급적 흥분하지 않고 편안하게 시청하는 것이 좋다.
TV 시청 중이라도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반드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고, 잠자리에서 TV를 보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도움말=김세홍 성빈센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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