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가 알려준대로 했는데..."
말 그대로 '아마추어같은' 실수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스스로도 믿지 못할 실수를 범하며 다 잡은듯 했던 금메달을 놓쳤다.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진행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경기에서 스벤 크라머는 인코스를 한번 더 타는 초보적인 실수로 실격됐다. 5,000m에서 이승훈(22)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던 스벤 크라머는 이 종목에서 12분41초69라는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랭킹 1위의 선수. 2009 세계선수권에서도 크라머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이 종목 최강자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올림픽에서 크라머는 스피드스케이팅의 기초로 분류되는 코스 바꾸기를 하지 않았다.
앞서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이 12분58초55로 올림픽기록을 세운 가운데 부담감을 갖고 레이스를 펼친 크라머는 코스를 바꾸지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아웃코스보다는 인코스가 훨씬 빠른 기록이 나오는 것이 정석. 레인을 바꾸지 않고 인코스를 한번 더 탄 크라머는 이승훈에 4초 가량 앞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심판들의 판독끝에 실격됐다.
경기 후 크라머는 AP,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레이스를 할때 제대로 판단을 하고 잘 가고 있었는데 코너 직전, 코치의 지시에 따라 레인을 탔다. 물론 결국 이것은 내 책임이다. 빙판에 올라있는 것은 나이고 내가 제대로 했어야 한다"며 자책하면서도 "오늘 10,000m는 최고의 레이스였다. 나는 코치에게 화났다(I am mad with the coach). 코치랑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며 코치에게 화살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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