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13일부터 이틀간 6·2 지방선거 각급 입후보자의 공식 등록이 시작된다. 이제 30여일 남았다. 각 정당공천 또한 곧 마무리 짓는다. 정당마다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요즘 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 예비후보자들이 애간장을 이만 저만 태우는 게 아니다.
공천 신청자는 저마다 돌아가는 낌새를 귀동냥 하기에 바쁘다. 아침 저녁으로 듣는 소리가 흐렸다 개었다 하여 안절부절 못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적잖다.
그러나 공천이 안 될 것으로 아는 신청자들은 거의 없다. 딴엔 다 줄을 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천 신청자의 부탁을 받는 유력자 치고 딱 잘라서 “안 된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공연히 인심을 잃을 것까진 없다는 심산에서다.
그렇다고 공천을 장담하지도 않는다. “최선을 다 해보겠다” “잘 알겠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는 식으로 둘러댄다. 공천이 안 될 것을 감안해 말꼬릴 잡히지 않을만한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부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공천이 된다는 걸로 믿고 싶어 한다.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낙천은 중도 포기에 깊은 상처가 된다. 자신의 측근과 주변 사람들에게 공천을 받을 것처럼 밝힌 체면이 손상될 뿐만이 아니라, 그 간의 예비후보 활동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공천은 잘된 공천이 있는 반면에 잘못된 공천도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공천이 잘 됐던 못 됐던 뒷말은 나온다. 수명의 경합자 가운데 되는 사람은 한 명 뿐이고, 안 되는 사람은 여러명이어서 안 된 사람 입에선 좋은 소리가 안 나오는 것이다.
공천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공천을 빌미 삼는 브로커도 없지 않은 걸로 들린다. 예비후보자들의 초조한 심정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런 브로커에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근래 정당마다 요직에 있는 사람들은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 비선 전화만 이용하고, 번호가 알려진 핸드폰은 전원을 아예 꺼놓거나 잘 모르는 발신 번호 전화는 받질 않는다. 정당 사무실에도 잘 안 들어간다. 공천전쟁의 계절이다. /임양은 본사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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