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주 본선戰보다… 더 뜨거운 ‘공천경쟁’

고양시

경기북부지역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고양시의 선거전은 여·야 후보간의 경쟁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이 각각 누가 후보가 될 지가 더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지난 선거전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와 강현석시장의 8년평가가 맞물리면서 누구도 승리장담을 못하는 박빙양상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도시와 농촌지역이 병존하는 100만 도농 복합도시인 고양시는 이제 서울의 변두리가 아닌 품격있는 복지도시로서 새로운 리더십을 가진 시장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강현석 현 시장(58)의 독주체제로 3선고지 점령을 위한 공천 유무가 초미의 관심이다. 그러나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불협화음으로 공천이 어렵다는 여론이 그동안 비등했다.

 

결국 전략공천의 인재 영입 케이스로 김태겸 전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58)이 예비후보로 등록함으로써 강 시장에 대한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불화설이 현실화 됐으며 이제는 ‘전략공천이냐 경선을 통한 후보선택이냐’를 놓고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강 시장은 재임기간 동안 한번도 비리에 연루되거나 도덕적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없는 만큼 청렴결백하게 시정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가 긍정적이다. 그동안 시민의 입장에서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했다고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반면 강 시장 특유의 원칙적 행동은 ‘강한 고집’으로 인식돼 정치적 융통성과 친화력부족이라는 또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은 공천경쟁에서 약점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나타난 김태겸 예비후보는 총무처, 기획예산처, 행자부, 강원도부지사 등을 거치면서 중앙행정과 지방행정, 경제행정 등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로 100만 고양시 미래를 책임질 적임자로 인정되어 영입됐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서울대 대학동기인 김 후보는 이제 고양시는 조그만 도시가 아닌 거대한 글로벌 도시로 그 품격에 맞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시장이 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며 낙하산이라는 지적에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가 인지도나 조직에 약하고 낙하산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어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까지 가서 후보로 선출 될지가 관심 대상이다. 결국 지역정가에서는 이번 공천은 지역 국회의원과 강 시장 싸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한나라당은 강 시장이 8년동안 구축한 조직과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를 못하는 입장인데다 공천탈락 후 다양한 후폭풍을 예상하면서 강 시장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이밖에 진종설 도의회의장도 지난 7일 뒤늦게 시장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토박이인 진 예비후보는 철새와 낙하산 공천은 고양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라며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진 후보는 도의장으로 인지도가 높고 소탈한 성격에 친화력은 있지만 전문 행정가로서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무게감이 다른 후보에 비해 가볍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또 김찬경 농어촌공사 고양지사장(64)이 공천경쟁에 합류, 막판 대추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와 빼앗긴 시정 10년 탈환이 맞물리고 한명숙 전 총리의 1심 무죄판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1주년 등 호재를 만나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선거와는 달리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더욱이 다른 지역과 달리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 후보가 난립하지 않는 대신 타 야당에게 야권단일후보로 도·시의원후보에 출마토록 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이봉운 시의원과 방재율 전 일산동구 선관위 사무국장 등이 출마를 포기하고 최성 전 국회의원(46), 문병옥 노무현재단 자문위원(50), 권오중 노무현재단 기획위원(42)등 3명의 후보로 압축돼 1강2중의 전선을 펴며 공천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고양시는 당초 시민공천배심원경선제를 통해 후보를 선출키로 했으나 도당공심위에서 권오중 예비후보를 배제한 최성, 문병옥 예비후보로 압축했다.

 

이에 대해 권 후보가 도당 공심위원 중에는 자신과 캐릭터가 같은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제척사유가 있는 위원이 두 명이나 포함돼 있다며 크게 반발, 도당 공심위의 밀실공천을 비난하고 원천무효를 주장하자 다시 국민참여경선제로 후보를 선출키로 하는 등 후보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이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최성 후보는 시민운동가, 청와대 행정관, 대학교수, 국회의원, 국제적인 싱크탱크 대표 등을 거치면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을 바탕로 고양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평화경제도시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 후보는 남북문제로 방송토론회에 자주 나가 인지도가 높고 호남향우회의 조직과 민주 개혁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최 후보는 한나라당의 10년동안 전횡과 독주, 독점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비전을 가진 능력있는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강력한 카리스마 이미지로 접근하기가 좀 어렵다는 평가이다.

 

이에 맞서는 문병옥 후보는 한명숙 전 총리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인연으로 1심 무죄판결이 선거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는 자신이 시장이 된다면 범야권 지방연립정부를 구성해 다른 야당과 함께 시정을 꾸려가겠다는 이색구호로 호응을 받고 있지만 리더십의 문제로 암초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선에 한때 탈락했다가 살아난 권오중 후보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노무현정부때 인사행정전문가로 통하지만 지역내 인지도와 조직 구축에서 타 후보에 밀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분석이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ekgib.com

 

고양시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정당별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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