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깬 질주… 뿌듯해요”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40여명 5㎞ 완주 기쁨

“달리는 데 장애가 무슨 장애가 되나요? 으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뿐이죠.”

 

올해 경기마라톤대회의 주인공은 우승자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200회 완주를 달성한 한 노(老)주자도 아니었다. 수 만명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 감동 레이스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장애인 마라토너들이었다.

 

이날 대회에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최영) 소속 40여명의 장애인들이 출발선에 섰다. 도전 코스는 5㎞. 경기마라톤대회의 코스 중 가장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오지 않은 사람들에겐 벅찬 거리다.

 

출발에 앞서 허승연 도 장애인종합복지관 교육문화센터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장애인들이 보다 편안하게 지역행사에 참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장애인 스스로 체력의 한계를 이겨냄으로써 자신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모두가 최선을 다해 완주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출발 폭죽과 함께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장애인 마라토너들이 힘차게 출발점을 뛰쳐 나갔다.

 

출발한지 40여분이 되자 마침내 첫 번째 장애인 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안면에 땀방울이 맺혀 있는 그의 모습은 한마디로 ‘인간승리’를 떠올리게 했다.

 

“이 기쁨을 가장 먼저 부모님께 알리고 싶다”는 김태균씨(33·지적장애 3급)는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또 뛰고 싶다. 좀 더 노력해서 10㎞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며 완주의 기쁨을 전했다.

 

김씨 외에도 장애인 마라토너들의 감동 레이스는 한동안 계속해서 이어졌다. 결국 1시간 40여분이 돼서야 마지막 주자인 한찬미씨(26·여·지적장애 2급)가 결승점에 골인했다.

 

한씨는 “다리에 힘이 풀려 중간에 주저앉았지만 그 때마다 손을 잡아주던 동료와 화이팅을 외쳐주는 자원봉사자, 박수를 보내주는 시민들이 있어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며 “나도 해냈다는 생각에 너무나 기쁘고 뿌듯하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결국 이날 경기도 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 장애인 참가자들은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완주의 기쁨을 누렸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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