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묻다

꽃이 사유하는 것은 무엇일까

 

햇빛으로 기울면서

 

바람에 흔들리면서

 

문득문득 흘려 놓는

 

향기의 근원은 무엇일까

 

떠난 자리 빈집처럼 서늘해도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아야 하는 날 있느니

 

슬픈 웅덩이 지니고도

 

밝음을 포장할 때가 있느니

 

노을 자락이 그림자 대신 누울 때

 

여린 한숨처럼 살며시 떨구는 고개

 

꽃이여 너에게도

 

깊이 사유해야 할 어둠이 있는가

 

송미정 <시인 약력> 충북 괴산 출생/ ‘문학시대’로 등단/ 시집 ‘소소한 일’ ‘바람으로 쓰는 편지’ ‘ 네가 꽃잎 내리면 나는 그리움을 놓으마’/ 문파문학회·한국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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