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두른 남성 주방서 인기 '쑥'...먹거리 광고서 남성 모델 비중 ↑
한 때는 끓이고 삶고 차려내는 음식 살림의 모든 것이 주부들의 몫이었다. 먹을거리 광고들은 앞치마를 두른 채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는 '현모양처'의 전형적인 장면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최근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의 남성 모델들이 주방에서 현모양처를 밀어내고 광고를 차지하고 있다.
샘표는 최근 대표제품 '샘표간장' 광고에 출연했던 탤런트 이선균과 재계약을 맺었다. 지난 2008년 포근하고 자상한 이미지의 남자가 인기를 끌었던 '훈남 열풍' 때문에 이선균을 선택했는데, 매출이 20% 가량 신장되는 등 효과가 높자 계약을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샘표 오두진 대리는 "얼마 전만 해도 앞치마를 두르고 아내에게 요리를 해주는 남성 모습은 생소했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부드러운 남자'는 주방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임페리얼드림XO 광고에서는 아이를 안고 쩔쩔매는 아빠가 나온다. 아이에게 더 나은 먹을거리를 주기 위해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남성 모델 편은 함께 제작한 같은 컨셉의 여성 모델 편보다 호응도가 높다.
서울우유 광고에서는 아예 전업주부가 된 남편이 아내를 위해 식탁을 차리고 아내는 "이 맛에 일찍 들어온다"며 남편을 칭찬한다.
주방에서 주부들을 밀어낸 남성들은 점점 과감해지는 모습이다. 대상 청정원은 최근 가수 이승기가 웃옷을 풀어헤친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 연신 "정원씨~"를 외치며 단추를 푸르는 이승기의 모습은 대상의 청정원 브랜드를 환기시키는 데 적격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광고가 나간 이후 청정원에 대한 인지도와 이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평가지수는 2.7에서 3.2로 급상승했다.
이처럼 주부들 대신 부드러운 남자가 주방을 차지하게 된 이유는 최근 맞벌이가 증가하고 남성도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먹거리의 주요 소비층이었던 주부들이 그동안 광고에 자신을 직접 대입해왔다면 최근에는 광고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실현 하려는 것도 이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광고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보다 '자신이 바라는 대상'을 보는 것을 즐긴다는 것이다.
대상 정영섭 홍보팀장은 “최근 주부들은 부드러운 남성에 대한 욕망을 솔직히 드러낸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 식음료 광고들은 주소비층이 원하는 남성모델들을 기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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