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텃밭 수성’… 민주, 진보성향 결집 나서

연수구청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연수구는 그동안 매번 구청장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는 등 보수성향이 두드러지는 지역이어서 역대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과 직결됐다. 이때문에 본선보다는 공천경쟁이 더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주민들까지 집값 상승 등으로 개발을 추진한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에 유입된 젊은층의 일부가 진보성향을 띄고 있는데다,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이전 등 다양한 지역 현안들에 부딪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도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이 시민공천배심원제로 후보를 내세우면서 갈수록 진보성향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고 있어 한나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도 없다. 구도심과 신도시가 공존해 뚜렷한 부익부 빈익빈 양상을 보이는 연수구의 살림을 꾸려갈 수 있는 전문적인 행정력과 추진력 등을 갖춘 인사와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의지를 갖춘 인물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 남무교 구청장, 현직 프리미엄 등에 업고 재선 도전 자신

민주 고남석 의정·행정 경험 내세워… 범야권 단일후보 필승 다짐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당원대의원대회를 통해 연수구청장 후보로 남무교 현 구청장(68)을 확정하며 구청장직 수성에 나섰다.

 

당원들은 경선을 통해 구청장을 지낸 남 후보의 경륜과 지도력 등을 감안, 새로운 인물보다 승리를 위해 (남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남 후보는 인천시 2~4대 교육위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연수구를 평생교육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4년 동안 교육 명품 도시 건설을 목표로 다양한 교육지원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및 복지 도시 조성을 위해서도 행정력을 집중, 특화거리와 미관거리 조성 등을 추진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를 단일 행정도시로 연수구에 편입시킨 게 임기 중 가장 큰 실적 가운데 하나다.

 

남 후보는 이처럼 재임기간 동안 추진했던 프로젝트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받으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경선을 통해 전체 4천715표 가운데 1천641표 밖에 받지 못했다. 이때문에 선거기간 동안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은 당원들을 끌어 안아야 한다는 문제가 숙제로 남아 있다.

 

남 후보는 임기 동안 연수구 살림의 초석을 다져놓은 만큼, 명품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교육·문화·예술·사회복지 분야를 골고루 발전시켜 나간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민주당

 

민주당은 일찌감치 고남석 전 인천항만공사 초대 상임감사(52)를 후보로 정하고 선거전에 돌입했다.

 

고 후보는 지난 10일 시민공천배심원제로 열린 경선에서 56.5%의 지지를 얻으며 홍정건·문영철 예비후보를 제쳤다.

 

지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후보와 맞붙어 관심을 끌기도 했던 고 후보는 2~3대 인천시의원을 지냈으며 시당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쌓은 각종 의정·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선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필승을 다짐하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년 동안의 한나라당 독주를 막기 위한 변화와 이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야권은 지난 2002년 국회의원선거에서 총투표인수 가운데 49%(민주당 42% 민주노동당 9%)로부터 지지를 받았지만, 단일화에 실패해 48%를 얻은 한나라당에 패배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범야권 단일화가 이뤄진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고 후보는 송도국제도시와 기존 연수구 도심지역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주력하는 한편, 지역 내 베드타운을 줄여 자족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를 통한 투명 행정, 옴부즈맨제도를 통해 주민 참여 보장시스템 구축 등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등은 고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섬에 따라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이민우 기자 lm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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