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보금자리에 밀리고 부동산 규제 겹쳐 판교·남양주 진접지구 등 입주율 저조
“입주한 지 반년이나 지났는데 상가 등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편하기 짝이 없네요”
2일 오후 ‘로또 아파트’로 불린 판교 신도시 일대.
공사차량이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쉴새 없이 아파트 단지를 지나쳤다. 건설사들이 급하게 아파트를 먼저 짓다보니 정작 주민들이 이용하는 상가 신축공사를 아직도 진행 중이다.
판교의 A단지의 경우 아파트 전면에 ‘특별 분양’이란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고, 부동산 밀집지역에는 여지 없이 ‘분양권 매매’란 광고문구가 즐비하게 중개업소 사무실 전면을 차지하면서 저조한 입주율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었다.
입주율 저조는 분당과 떨어진 서판교 지역에서 더욱 열악한 실정이다.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산운마을 6단지(256가구)의 경우 입주율 70%를 간신히 넘었으며, 판교원마을 13단지(170가구)의 입주율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판교는 성남재개발지역 주민들의 이주가 늦어지면서 순환이주단지 국민주택(5천가구)이 텅텅 비자 전체 입주율을 뚝 떨어뜨리고 있다.
남양주 진접지구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금곡리 일대에 조성한 신도브레뉴 등은 입주율이 60~70% 정도이며, 이곳 역시 ‘아파트·분양권 매매’를 써놓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인근 부동산중개사사무소는 아예 개점휴업 상태다.
이같은 입주율 저조는 김포, 파주, 오산 등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아파트 과잉 공급과 함께 부동산 금융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입주율 저조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수도권에 2018년 향후 신도시(57만가구)와 보금자리주택(150만가구) 등 총 207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어서 대단위 주택단지가 단기간에 공급될 경우 미분양과 입주율 저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 등으로 기존 주택조차 팔리지 않고 있다”며 “단기간에 주택이 과잉 공급될 경우 양질이면서 저가인 보금자리주택에 밀려 불꺼진 신도시들을 양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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