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넣으니 현금을 줘?…200억대 가짜경유 판매 적발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유가보조금 환급해 주는 '복지카드'제도 악용

가짜 경유 수백억원어치를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등유와 솔벤트를 섞은 유사경유 수백억원어치를 만들어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로 주유소 운영업자 김모(35)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운반책 황모(32)씨 등 10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최근까지 유사경유 1375만ℓ(204억원 상당)를 제조 판매해 8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씨 등은 인근의 한 석유원료 보관업체에 등유와 솔벤트를 보관하면서 해당 원료를 반씩 섞어 유사경유를 제조했다.

 

이어 경기도 화성과 안산에 있는 공단 지역을 돌며 주유량이 많은 5t~50t 화물차 운전자들을 상대로 가짜 경유를 팔았다.

 

특히 이들은 실제 주유량보다 50%가량 부풀린 금액으로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끊어주고 차액은 현금으로 되돌려주겠다면서 운전자들을 현혹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5만원 어치의 기름을 넣으면 7만 5000원짜리 매출을 끊어주고 나머지 2만 5000원은 현금으로 되돌려 준 것이다.

 

화물차 운전자들이 '화물 운전자 복지카드'를 사용해 기름을 넣은 뒤 정부에 유가보조금을 청구할 경우 정부로부터 리터당 330원을 환급받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이 경유가 문제가 있는지 몰랐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같은 방식으로 가짜 경유를 주유한 화물차 운전자들은 모두 620명에 달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환수조치될 유가보조금은 43억 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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