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20분 훈련…"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시즌이 끝났다는 생각이 드는지 조금 힘들어 하네요.”
선수들의 몸놀림이 생각보다 무거웠다. ‘허정무호’의 사실상 첫 훈련. 1시간20분간의 훈련을 마친 허정무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공통적으로 ‘끝났구나’하는 생각에 공황 상태가 된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파주NFC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10일 처음 소집돼 간단한 회복훈련만 했으니 이날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30일 앞두고 시작된 사실상 첫 번째 훈련이었던 셈.
해외파들은 한 시즌을 마치고, K-리거들은 반 시즌을 마치고 소집된 상태라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활발하진 않았다. 허 감독은 “심신이 지쳐있다. 하지만 아주 나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덕분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에게는 특별 휴가까지 줬다.
새롭게 도입한 ‘심박수 및 위치 측정 시스템’을 위해 초경량 조끼를 착용한 선수들은 일단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했던 염기훈과 조원희, 강민수(이상 수원)은 옆 그라운드에서 가벼운 러닝으로 회복훈련을 했다. 허벅지 부상을 당한 박주영(AS모나코)은 훈련에 앞서 가벼운 러닝과 함께 재활에 전념했다.
이어진 미니게임. 조끼팀과 비조끼팀으로 나뉜 선수들은 6대6 미니게임을 통해 모처럼 발끝을 맞췄다. “애기 때문에 피곤하다”던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미니게임에서 2골을 터뜨렸고 이승렬(서울)과 구자철(제주), 김정우(광주), 기성용(셀틱), 김동진(울산)도 골 맛을 봤다.
아직 선수들이 다 합류하지 않았고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도 소속팀 일정을 마치자마자 소집된 상태라 전술보다는 컨디션 조절 차원의 훈련이었다. 허 감독도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 몸상태를 빨리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으로 사용한 ‘심박수 및 위치 측정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직 공식적인 자료는 나오지 않았지만 허 감독은 “심박수나 회복시간 뿐 아니라 선수 동선까지 파악이 된다. 전술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만족해했다.
일단 허 감독은 16일 에콰도르전을 마치고 22일 출국 전까지 25~26명을 추릴 예정이다. 이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거쳐 국제축구연맹(FIFA) 마감 시한은 6월1일까지 최종 23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최종 탈락의 쓴잔을 마실 7명이 되지 않기 위해서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상황이다. 허 감독도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면서도 “30명이 각자는 아니다.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함께 뛴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포지션별로 잘 하는 선수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정확히 30일이다. 허 감독은 “시간은 빨리 간다”면서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을 비우고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몸과 마음을 단련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