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부끄러운 고민?

째각 째각… 60초… 120초… 부부금실의 적 ‘조루증’

‘만약 지구의 종말이 3분 남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남편은 아내와 섹스를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내는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그럼 나머지 2분은?”

 

하루 밤이면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했던가? 부부관계가 가지는 힘이 얼마나 큰지 이만큼 잘 설명해주는 고사성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1분에 끝나는 잠자리라면 만리장성은커녕, 모래성을 쌓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1분에 끝나는 모래성처럼 허망한 잠자리가 반복되면 섹스리스로 이어지게 된다. 오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부부관계의 적신호 중 하나인 섹스리스, 그 가장 큰 원인인 조루증에 대해 알아보았다. 고가의 선물을 주고 받을 수도 있지만 조루증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섹스리스를 극복한다면 부부의 날 선물로 그 보다 값진 것은 없을 듯하다.

 

남성의 90% 이상 한번쯤 경험… 30~40% 어려움 겪어

사정중추내 ‘세로토닌’이 원인… 잘못된 민간요법 ‘금물’

 

삽입 후 2~3분내 사정, 조루 의심

예나 지금이나 남성의 성기능은 최고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문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속 시원하게 밝힐 수 없는 조루증(早漏·Premature ejaculation)은 현대 남성들의 최대 고민거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로 일생을 살면서 남성의 90% 이상에서 한번쯤 조루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실제 30~40%는 조루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조루증을 남성이 수의적 사정조절이 부족해 스스로 원하기도 전에 클라이막스에 도달해 사정해 버리는 증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성 의학에서는 보통 질 내 삽입 후 2~3분 이내에 사정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조루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질 내 삽입 후 사정까지의 자가 시간 측정 ▲사정 조절 여부 ▲성교의 만족도, 불편함(고통) 수반여부에 대한 자가보고가 중요하다. 최근 신체적인 증상뿐 아니라 개인 생활 및 파트너와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 정서적인 부분이 중요시 되면서, 조루증의 세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되는 경우를 조루증으로 판정한다.

 

사정중추내 세로토닌이 원인

 

조루증 발병 원인 중 하나는 남자의 성기의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하여, 작은 자극에도 흥분하거나 너무 빨리 흥분하는 경우다. ‘과민성 조루’라고 하며,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조루 치료제인 국소마취제, 콘돔, 수술 등은 모두 이 경우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 새롭게 확인된 병리학적 원인으로, 중추신경계 내에 위치하는 사정중추의 이상작용에 따른 것이다. 사정중추는 거대세포성핵(Nucleus Paragigantocellularis (mPGI))에서 배뇨신경으로 이어진 척수신경이 사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현상은 이 사정중추에서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특수한 신경전달물질이 차단되어 더 이상 생성되지 않는 순간 발생하게 된다. 조루증인 경우는 이 세로토닌이 성관계 시작 후 너무 빠른 시간에 차단되는 것이 원인이다. 과민성 조루인 경우에도 사정중추에서의 문제를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조루증은 사정중추 내에서 작용하는 세로토닌에 의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조루증 치료 역시 근본적 발생 원인인 사정중추 내에 있는 세로토닌의 양을 일시적으로 증가시킴으로써, 세로토닌이 차단되는 시간, 즉 사정이 일어나는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

 

잘못된 민간요법 경계

조루증에 대해서는 정확한 치료법이 없는 대신, 오랫동안 인터넷이나 입소문을 통해 전해져 오는 방법들이 많다. ▲성관계 갖기전 자위행위하기 ▲술 마시고 성관계 갖기 ▲귀두를 칫솔로 문지르기 ▲콘돔을 여러 장 사용하기 ▲성관계시 다양한 체위로 변경하기 ▲찬물로 샤워한 뒤 성관계하기 ▲숨을 깊이 쉬기 등 사정을 지연시킨다고 알려진 성지식과 민간요법들이다.

 

이런 속설에 가까운 민간요법들은 정확한 출처가 없는 만큼, 실제 효과를 확인할 수 없다. 오히려 성기에 가한 강한 자극으로 피부가 벗겨지거나 상처가 생길 수 있으며, 이를 통한 세균 감염으로 이차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조루증은 성생활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신감을 잃고 소극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등 대인관계에서의 문제도 야기하므로 조루증이 의심이 되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조루의 치료

일반적으로 조루의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다.

 

약물요법은 최근 출시된 먹는 조루치료제 ‘프릴리지’가 있다. 만 18~64세까지 사용하도록 정식 허가된 최초의 경구약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매 성관계 3시간 전에 복용해야 하는데, 사정중추에 작용하기 때문에 수술이나 국소마취제와 달리 성감을 전혀 둔화시키지 않고 사정을 지연시키는 것이 장점이다.

 

수술요법은 음경의 말단부위로 가는 신경 일부를 잘라, 감각을 둔화시켜 사정을 지연하는 배부신경 차단술이 있다. 한번에 해결한다는 매력이 있으나 매우 민감한 부위의 수술이니만큼 발생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부작용으로 인해 소송까지 간 사례도 있다.

 

조루증이 치료되었다는 것은 단순히 사정 시간이 조금 연장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길어진 시간을 통해 부부관계가 더욱 즐거워지고, 잠자리가 부부를 더 친밀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부부간에 솔직하게 대화하고, 의학적인 도움까지 받는다면 치료효과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Tip  먹는 조루증 치료제 ‘프릴리지’

부작용 걱정없이 증상개선 효과 커

 

최근 먹는 조루증 치료제 ‘프릴리지’가 시판되면서 그간 말 못할 괴로움을 겪던 남성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릴리지는 신경전달물질 중 사정중추 내 ‘세로토닌’이라는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사정시간을 지연시킴으로써 조루의 근본 원인을 해결, 증상을 개선시켜 주는 치료제다.

 

실제로 프릴리지 판매업체인 한국 얀센은 한국이 포함된 전세계 환자 6천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실험에서 성관계 후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0.9분인 조루환자가 프릴리지 약을 복용한 뒤 사정시간이 약 3.5분으로 3~4배 정도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효과를 인정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지난해 이 약을 조루증으로 진단받은 만 18세~64세의 성인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프릴리지는 최초의 식약청 승인을 받은 조루증 치료제가 됐다.

 

프릴리지는 경구 복용 후 체내에 빠르게 흡수되었다가, 빠르게 배출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약효가 체내에 흡수돼 극대화되어 나타나기까지는 1~3시간 가량이 소요되며 7시간 정도 효과를 발휘한 후 24시간 이내에 약 성분의 거의 대부분이 배출된다.

 

때문에 부작용의 우려가 적고 매일 꾸준히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프릴리지는 30mg과 60mg이 각각 3정이 한 팩으로 판매되며 성관계 1~3시간 전에 복용하면 7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된다.

 

■ 조루에 대한 오해와 진실

 

▶성기를 단련시키면 조루증이 없어진다? 성기 단련 비법으로 가장 흔히 알려진 것이 ‘칫솔로 성기 문지르기’, ‘수세미로 박박 닦기’ 등이다. 하지만 이는 귀두를 지나치게 둔화시켜 성적 자극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귀두에 상처와 염증을 일으켜 치료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할 수도 있다.

 

▶바르는 국소마취제가 최선의 치료다? 그동안 가장 많이 선호돼 온 방법이 귀두 등에 국소마취제를 발라 귀두의 예민성을 낮추는 것이었다. 분명 사정시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지만 지나치게 성기의 감각을 둔화시켜 성적 극치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과용한 나머지 파트너 성기의 감각까지도 마비시킬 수 있다.

 

▶자위행위를 자주하면 조루증이 생긴다? 성적 호기심이 왕성한 젊은층은 자신의 조루증을 자위행위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자위는 사정시간을 오래 끌 이유가 없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극을 가하기 때문에 빨리 사정하기 십상이다. 이른 나이 때부터 반복적으로 행할 경우는 습관적으로 사정을 참는 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성 관계를 갖기 시작하면서 사정시간은 자연스레 조절되기 때문에 조루증의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알코올이 조루증을 막아준다? 술을 마시고 흥분된 상태에서 성 관계를 가지면 발기뿐만 아니라 사정도 지연된다고 믿는 남성이 많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지만 사정시간을 연장시켜주지는 않는다.

 

▶콘돔을 여러 장 사용하면 조루증 해결? 귀두가 민감할 경우에 콘돔을 두 장 이상 사용하면 감각을 줄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또한 바르는 국소마취제와 마찬가지로 귀두 감각을 둔화시켜 성감을 떨어뜨린다. 콘돔이 두꺼워지면 성적 자극을 차단시켜 발기부전이 더 심화될 수 있다.

 

▶전립선질환이 조루를 부른다? 사정시간 조절에 문제가 없다가 갑자기 조루 증상이 나타나면 전립선질환을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립선질환으로 조루가 발생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럴 경우 다른 원인질환이 있는지 파악하는 게 현명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