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발끝에 16강행이 달렸다

그들의 발끝에 한국의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행이 달렸다.

 

경기는 11명의 태극전사들이 만들어내는 합작품이긴 하지만 분명 그들 사이에도 '리더'는 필요하다.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고 얽힌 실타래를 풀어갈 키 플레이어가 바로 그들이다. 남아공 월드컵을 빛낼 한국의 스타들은 누굴까.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유럽 리그에서 인정받고 있는 3인방이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생애 첫 출전이지만 이청용(22 · 볼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뜨겁다. 지난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으로 이적한 이청용은 데뷔시즌 5골8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볼턴 구단이 자체 시상하는 '올해의 선수상'등 4관왕을 휩쓸었고 영국 현지 언론에서도 연일 극찬을 쏟아냈을 정도.

 

이청용의 프리미어리그 맹활약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남아공 출정식 경기' 에콰도르 평가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트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현란한 개인기를 통해 뽑아낸 그의 골은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충분히 빛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

 

이청용 역시 자신의 할 일을 알고 있다. 이청용은 "국민들의 기대를 알고 있고 부담도 되지만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 허리싸움에서 지지 않도록 한발 더 뛰겠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에 진출, 한국 축구선수의 '대명사'가 된 박지성(29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두 말할 나위없는 태극전사의 구심점이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만 해도 팀의 막내격이었던 그는 2006 독일월드컵을 거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노란색 주장 완장을 찼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포르투갈전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환상적인 골을 잊지 못하는 한국 팬들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똑같은 그림을 그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첫 골의 주인공은"이라는 여론조사에서도 박지성이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골로서 승리를 말할 든든한 주전 공격수로는 박주영(25 · AS모나코)이 첫 손에 꼽힌다. 박주영은 원톱이든 투톱이든 어느 자리에서나 제 몫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선수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일찌감치 박주영을 주전 공격수의 한 축으로 낙점한 뒤 그의 파트너를 고심하고 있다.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시름을 안겼던 박주영은 빠른 회복세를 보여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한일전 출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06 독일월드컵 당시 대표팀에서 활약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박주영은 남아공월드컵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한껏 날을 세우고 있다. 박주영은 "독일월드컵때 준비는 열심히 했지만 경험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큰 무대에 대한 경험도 많이 쌓은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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