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하기 위해서 겨루어야 하는 팀들이 만만치가 않다. 최악의 조편성은 피했지만 녹녹한 팀도 없다.
한국은 오는 6월12일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상대인 그리스전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17일), 나이지리아(22일)와 차례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상위 두 팀에게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잡기 위해서는 일단 2승은 챙겨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1승1무1패로 16강행이 좌절된 바 있다. 한국과 맞붙게 될 상대국들의 팀 컬러를 짚어봤다.
◇그리스(FIFA 랭킹 12위)
독일 출신의 명장 오토 레하겔 감독이 이끄는 그리스는 유럽 축구의 변방으로 꼽힌다. 그러나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강력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던 저력의 팀이다. 두터운 수비에 역습 한방으로 분위기를 뒤집는 스타일로 '1-0의 마스터'라고도 불린다.
특히 최근 발표한 30명 예비 엔트리는 그리스의 팀 컬러를 확연히 보여준다. 레하겔 감독은 예비 엔트리 30명 가운데 자국 리그의 우승팀인 파나시나이코스 소속 선수를 10명이나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더욱이 포워드와 미드필더가 각각 7명씩인 반면 수비수는 13명이나 된다. 엔트리를 확정하는데 있어서 그리스의 강점으로 꼽히는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에 무게를 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조 4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21명의 국내파를 예비 엔트리에 올린 그리스지만 공격수는 해외파에 무게를 뒀다. 특히 남아공월드컵 예선에서 10골을 터뜨린 테오파니스 게카스(헤르타 베를린)는 그리스 공격의 핵이다. 180cm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위치 선정과 순간 돌파 능력이 뛰어나 한국 수비진의 경계대상 1호다.
◇아르헨티나(FIFA 랭킹 7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로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두 번이나 들어올린, 말이 필요없는 우승 후보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디에구 밀리토(인테르 밀란), 세르지오 아게로(AT.마드리드) 등 월드컵에 나설 선수들 면면도 화려하다.
이 중 메시는 남아공월드컵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꼽힐 만큼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별중의 별'이다. 2009년 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메시는 2009-2010시즌 프리메라리가 53경기에서 47골을 터뜨리며 FC바르셀로나의 정상 등극을 주도,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의 역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전술을 구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메시의 활약은 남아공월드컵에서 한층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허정무 감독은 "팀 대 팀으로 경기할 것"이라며 메시 개인을 집중 봉쇄하기 보다는 조직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메시를 비롯한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막을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해트트릭을 밥 먹듯이 하는 메시의 플레이를 보면, 쉽지는 않아 보인다. .
◇나이지리아(FIFA 랭킹 20위)
지난 2월에야 대표팀 사령탑을 확정한 나이지리아는 월드컵 출전수당 배분과 감독 교체, 협회 내부의 뇌물 수수설 등으로 인해 월드컵 준비가 매끄럽지 못해왔다. 그 여파로 지난달에야 선수들과 상견례를 한 스웨덴 출신의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은 본선을 보름 앞둔 26일 아이슬란드 평가전에서야 처음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런 특별한 상황 때문인지, 라예르베크 감독은 개인기가 검증된 해외파들을 대거 예비 엔트리에 올렸다. 최근 무릎 수술을 받은 대표팀 주장 존 오비 미켈을 엔트리에 포함시킨 것을 비롯해 은완쿼 카누(포츠머스), 조셉 요보, 야쿠부 아예그베니(이상 에버턴) 등 유럽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이 총망라됐다. 예비 엔트리 가운데 국내파는 단 두 명뿐.
특히 지난달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 첼시의 주전 미드필더 존 오비 미켈은 나이지리아의 핵심이다. 시즌 막판 무릎을 다쳐 정상 컨디션 회복 여부는 미지수지만, 라예르베크 감독은 "미켈의 재능이 곧 나이지리아 축구의 미래"라며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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