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역전세난… 세입자 ‘귀한 몸’

이달만 1만여가구 물량 쏟아져… 전세가 2주 연속 하락

집주인들 “대출 잔금 이자 벅차” 헐값에 분양권 팔기도

이달에만 경기도내에서 1만1천400여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집주인(입주예정자)들이 전세 세입자를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다수의 아파트 공급으로 전세 물량이 쌓이는데 반해 전세가를 낮춰도 찾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일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이달 도내에는 500가구 안팎의 중소형급 단지 19곳에서 모두 1만1천419가구가 입주한다.

 

파주 교하신도시에만 5천358가구가 입주하며, 판교·동탄 등 2기 신도시에서 입주행렬이 이어져 이달 전체 물량의 절반(6천331가구) 정도가 신도시에 들어선다.

 

게다가 성남·수원·용인에는 각각 3개 단지씩 모두 9개 단지가 준공되면서 경기남부권의 전세시장에 숨통을 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북부의 파주 교하신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삼부르네상스 12블록(1천390가구)을 비롯해 동문굿모닝힐, 남양휴튼, 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 등도 이달 입주예정이어서 전세 수요자들의 선택 기회가 더욱 넓어진다.

 

이처럼 도내 전세물량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입주 예정기간내에 전세(월세)를 주고 잔금을 지급해야하는 입주예정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전세를 찾는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파주 삼부르네상스 79㎡형을 분양받은 김모씨(55)는 이달 중순 입주를 앞두고 잔금 문제로 걱정이 태산이다. 입주가 보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대출을 받아 비싼 이자를 물고 잔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어려운 입주예정자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분양권을 파는 경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도내 전세값 변동률은 전주대비 -0.01%로 2주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전세물량이 많아 세입자에게는 전세가 하락이 호재로 작용하지만,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비싼 이자를 계속해서 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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