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자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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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들은 “담배 없는 세상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한다. ‘식후 3초내 흡연초하면 불로장생, 식후 3초내 불흡연초하면 즉사’라는 우스갯소리도 내놓는다. 정신적인 고뇌가 깊거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담배를 피우면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예컨대 하루 한갑 정도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일년에 한컵 정도의 타르를 폐에 들어붓는 것과 같다고 한다. 흡연은 뇌혈관을 막히게 하며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담배에 있는 화학물질이 안구 속의 모세혈관으로 흘러 들어가 흡연자의 시력을 떨어트리는 큰 원인이 된다. 각종 암, 여러 질병이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에게는 월등히 높은 빈도로 일어난다.

 

담배의 해로움이 이 정도면 담배 맛이 싹 가실텐데 흡연자는 별로 줄지 않는다. 게다가 미성년자들까지 담배를 피운다. 멋으로도 흡연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금연의 날’인 5월 31일 발표한 ‘여성과 흡연’ 주제를 보면 전 세계 흡연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20%다. 흡연으로 인해 연간 50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이 가운데 150만여 명이 여성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43만 명의 성인들이 매년 간접흡연으로 숨지는데 이 중 여성이 64%에 이른다.

 

흡연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위험률이 더 높다. 흡연이 수정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흡연을 하면 자연 유산율이 비흡연 산모에 비해 2배 정도 증가된다. 산모의 연령이나 음주에 관계 없이 자연유산율이 많아진다. 산모의 흡연은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탄생시의 체중이 평균 200g이 적다. 폐경이 빨리 오고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도 높다. 일반적으로 흡연 여성은 남성보다 우울증 빈도가 높다. 피부가 나빠지는 건 물론이고 치아와 잇몸이 상한다. 흡연자는 예외 없이 치아가 누렇게 변한다. 장기적으로 복부형 비만을 초래한다.

 

흡연은 남녀 모두에게 해롭지만, 여성은 임신, 분만, 출산, 양육을 책임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남성은 물론 특히 여성들의 흡연이 줄었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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