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죽음의 G조’ 생존경쟁
‘1966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신화를 기억하는가?’
지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잠재우고, 포루투갈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던 북한이 44년, 거의 반세기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북한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강호들을 잇따라 격파하고, 한국에 이어 조 2위로 월드컵 본선무대에 올랐다.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때 이탈리아를 꺾고, 포루투갈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가며 8강에 진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후 4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국제 무대 ‘전력 미스터리’ 최대 강점
극단적 수비전술·6개월 강훈 조직력 탄탄
정대세·안영학·홍영조 등 활약이 변수
▲죽음의 G조
북한이 속한 조별예선 G조는 세계 최강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세계 최고의 팀들이 한 데 섞인 ‘죽음의 조’다.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브라질을 제쳐놓더라도 ‘득점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2009-20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디디에 드로그바가 버티는 코트디부아르 역시 월드컵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강팀 중의 강팀.
때문에 객관적인 전력상 북한은 승점 1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G조에서는 브라질의 조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포르투갈과 코트디부아르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여져, 골득실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하는 양 팀에게 북한은 득점을 위한 제물이 될 수 밖에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브라질은 1위, 포루투갈 3위, 코트디부아르가 27위인데 반해 북한은 106로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가장 낮다.
특히 첫 경기(16일)인 브라질전은 북한의 선전보다는 브라질이 몇 골을 넣으며 승리할 것인가가 더 큰 관심거리일 정도다.
북한이 브라질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나면 21일에는 1996 잉글랜드대회 8강에서 뼈아픈 3대5 패배를 안겼던 포르투갈이 기다리고 있다.
당시 포르투갈이 ‘갈색폭격기’ 에우제비오의 팀이였다면, 지금은 ‘득점기계’ 호날두의 팀이다.
북한이 3대0으로 앞서던 당시 8강전에서 에우제비오에게만 네 골을 허용하며 패한 뼈아픈 기억을 이번 월드컵에서 되새기고 싶지 않다면 호날두를 끈질지게 물고 늘어져 괴롭혀야 한다.
마지막으로 25일 오후 11시에 맞닥뜨리는 코트디부아르 역시 드로그바와 살로몬 칼루(이상 첼시), 야야 투레(FC 바르셀로나)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뛰고 있는 스타들이 즐비한 강팀으로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과 개인기를 겸비해 북한으로선 버거운 상대다.
▲이변의 주역을 꿈꾼다
G조 뿐만 아니라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는 북한의 강점은 바로 국제무대에 전력이 노출되지 않은 ‘미스터리 팀’이라는 점이다.
또 극단적인 수비 전술인 5-4-1 전형을 바탕으로 ‘선수비·후역습’ 전략으로 결정적인 한 방을 노리는 데다, 6개월 가까운 대표팀 소집 훈련으로 조직력은 그 어떤 팀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J-리거 정대세(가와사키)와 안영학(오미야)에 러시아 무대에서 뛰고 있는 홍영조(로스토프) 등 해외파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 만하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정대세가 2골을 넣으며 2대2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준 점도 44년만의 이변을 기대케 한다.
북한이 44년 만에 진출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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