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두 가지 옵션의 프리킥

세트피스 중요성 실감…"세트피스에 넣어주면 경기 쉽게 풀릴 것"

190cm 이상이 즐비한 그리스보다 높이에선 분명히 열세다. 하지만 세트피스 같은 찬스에서 반드시 골을 넣어야만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이 세트피스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리스와 1차전이 열리는 포트 엘리자베스에서의 첫 훈련. 이날의 화두도 역시 세트피스였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꾸준히 연습해왔던 직접 프리킥 외에도 먼 거리에서 골문을 향해 띄어주는 간접 프리킥에도 힘을 쏟았다는 점이다.

 

▲기성용의 패스용 프리킥

 

먼 거리에서 프리킥은 아시아 예선부터 대표팀의 전담 키커로 활약한 기성용(셀틱)이 도맡았다. 신장이 뛰어난 그리스를 상대로 헤딩을 따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짧은 프리킥에 이은 이른바 ‘잘라먹기’. 키가 작아도 상대보다 앞에서 뛰면 충분히 공중볼을 따낼 수 있다.

 

기성용도 허정무 감독의 특별 주문을 받고 니어 포스트를 향해 프리킥을 날렸다. 공은 빠르고 강하게 휘어졌다. 기성용은 “감독님께서 ‘정확도를 좀 더 높이고 날카롭게 골대 위쪽으로 향하도록 강하게 차라’고 주문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선 키가 큰 수비수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185cm의 이정수(가시마)를 비롯해 182cm의 김동진(울산)까지 가담해 헤딩 골을 노렸다. 대신 이영표(알 힐랄)와 김정우(광주)가 후방을 지켰다.

 

▲박주영 · 염기훈의 득점용 프리킥

 

박주영(AS모나코)의 프리킥은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훈련을 지켜보던 취재진마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다. 특히 좌우 가리지 않고 연신 날카로운 프리킥을 쏘아댔다. 감아차는 프리킥은 시원한 곡선을 그리며 골대로 향했고 먼거리에서 날리는 대포알 프리킥도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대표 선수들이 꼽은 첫 골의 주인공으로 뽑힐 만한 프리킥이었다.

 

염기훈 역시 킥 감각이 완전히 끌어올리지 못했지만 점점 프리킥 능력이 좋아지고 있다. 염기훈의 문제는 공에 대한 적응이다. 킥한 공이 나가는 거리를 여전히 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왼쪽은 박주영, 오른쪽은 염기훈이 맡는다. 하지만 꼭 위치를 정한 뒤 나눠서 차는 것은 아니다. 박주영과 염기훈은 “욕심내지 말고 그 때 그 때 자신 있는 사람이 프리킥을 차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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