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내일 그리스와 첫경기… '승점3' 특명
23명의 태극전사들이 이날만을 기다렸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각) 오후 8시30분 포트 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그리스와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
그리스전은 두말할 나위없이 한국 축구대표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경기. 일단 세 번의 본선 경기 중 첫 경기인 그리스전을 잘 풀어나가야 승리의 기운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그리고 B조에 속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비교했을때 한국이 승점 3점을 따기에 가장 유리한 상대라는 분석도 있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승점 5~6점은 확보해야 안전하다고 봤을 때 그리스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향후 경기에 숨통이 트인다.
만일 비겨 1점만을 얻게 되거나 패한다면 뒤에 기다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가 더욱 힘겨울 수밖에 없다. 한국대표팀이 '그리스 올인'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일련의 평가전만을 살핀다면 그리스는 분명 한국이 해볼만한 상대다.
장신 선수들을 이용한 세트피스는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느린 수비수들을 발빠른 한국 공격수들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평가전에서 보여준 그리스의 전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의 생각이다.
최근의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전 등의 DVD를 보며 그리스를 분석한 선수들은 "최근 평가전에서는 그리스가 전력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그리스가 잠재되어 있는 힘을 한국과의 경기에서 모두 끌어내 보인다면 분명 그리스는 매우 까다로운 팀이 된다.
유로 2004(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당시 위력을 발휘한 '질식수비'의 모습은 다소 희미해졌지만 여운은 남아있다.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이 한국을 상대로 포백 수비라인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앙 수비수 모라스-키르기아코스는 신장이 196㎝와 193㎝에 이른다.
빼어난 신장을 무기로 제공권을 장악하는 이들은 세트피스에서도 키를 이용해 공격에 보탬을 주고 있다. 수비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장신을 이용한 그리스의 세트피스다. 최근 열린 북한과의 평가전에서 뽑아낸 2골 역시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역시 강해질 그리스에 대비,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을 거치며 몇몇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모두 '이상무'를 외치며 "그리스전에 모든 것을 보이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일단 그리스의 장신 숲을 허물기 위해서는 박주영(모나코)-염기훈(수원) 투톱이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 중원에서는 좌우 날개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이 포진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정우(광주 상무)와 기성용(셀틱)이 버틴다.
포백라인에는 이영표(알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좌우 풀백으로 나설 공산. 중앙 수비수에는 조용형(제주)-이정수(가시마)가 호흡을 맞춘다. 골키퍼 장갑은 이운재(수원)가 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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