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의 관전평>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잡아낸 것이 승리의 주요 원인이다.
우리 태극전사들이 가진 것을 100% 이상 보여준 경기로 역대 대표팀 중 최강으로 손꼽히는 미드필드 라인에서의 강한 압박과 2선 침투 등은 그리스를 2대0으로 무너뜨리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장신들이 즐비한 그리스를 상대로 크로스를 쉽게 허용하지 않은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을 칭찬하고 싶다.
쐐기골을 터뜨린 박지성은 좌·우, 중앙을 넘나드는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매끄러운 공격을 이끌었고, 이청용과 염기훈 역시 많은 활동량으로 그리스 수비진을 휘저었다.
초반에 중앙수비진이 조금 불안한 듯 보였으나 대표팀이 허리싸움에서 압도하기 시작하며 이내 안정감을 되찾았고, 좌·우 풀백인 이영표, 차두리 역시 빠른 스피드로 그리스의 측면을 쉴새 없이 괴롭혔다.
원톱으로 출전한 박주영은 비록 골을 사냥하지는 못했지만 1선에서의 공격적인 움직임과 볼키핑,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원활 공격을 주도해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붙박이’ 이운재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골키퍼 정성룡도 안정감있는 플레이를 선보였고, 후반 그리스의 원톱인 게카스의 결정적인 슈팅도 선방해냈다.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이 가벼웠던 반면 그리스는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주축선수인 카라구니스와 사마라스 등이 한국 수비진의 강한 압박에 시달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후반 7분 만에 박지성에게 볼을 빼앗기며 허용한 두 번째 골은 그리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다만 후반 20분 후 그리스가 8분여 동안 총 공세로 나왔을 때 긴 패스 위주의 역습으로 체력을 소진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긴 패스로 좋은 찬스를 만들었지만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공을 뺏기 위해 달려드는 그리스 선수들의 체력을 더 소진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원FC 유소년축구클럽 감독
<김종부 감독 약력>
-1965년 1월 13일생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주역으로 브라질과의 3·4위전에서 통쾌한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서 천금같은 동점골로 한국의 본선무대 첫 승점(1-1 무승부)을 따내는 데 기여.
-동의대·거제고 감독 역임, 현 수원FC 유소년축구클럽·중동고 감독
-1983년 한국체육대상 최우수선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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