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오는 날

툇마루에 앉아서 옥수수를 먹는데

 

후둑후둑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

 

우리 집 식구들 번개처럼 튀었다.

 

 

할머니는

 

마당에 널어 논 고추 멍석 돌돌 말고

 

엄마는

 

빨래줄에 널어 논 빨래 한 가슴에 걷어 안고

 

언니는

 

장독대로 달려가 간장 된장 뚜껑 덮었는데

 

 

돌아서서

 

한숨도 돌리기 전

 

소나기 어느 새 지나가버렸다.

 

 

해님이 웃으면서

 

고개를 내민

 

여름 한 낮,

 

소나기는 심술쟁이다.

 

 

* 제1회 ‘한국시학’ 신인작품상 동시부문 당선작

 

박경옥

전북 군산 출생

 

‘문파문학’(수필),

 

‘한국시학’(동시)으로 등단 한국수필가협회

 

문파문학회·동남문학회

 

맥심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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