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들, 경기 침체 속 대출 잔금 압박… 브로커 통한 분양권 전매 성행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인지역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이 명의만 빌려주고 분양권을 전매하는 일명 ‘바지계약’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이들 계약자들은 대출금 등 잔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손해가 불보듯 뻔한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를 떠넘기고자 바지계약을 추진하는 것이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대출금이나 중도금 등에 부담을 느낀 분양 계약자들이 브로커를 통해 바지계약을 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바지계약은 중개업소나 브로커를 통해 수수료 500만~1천만원의 추가비용과 계약금 포기 조건으로 바지계약자를 구해 분양권을 전매하는 편법이다.
올 2월 김포한강신도시의 130㎡형 아파트를 계약한 직장인 A씨는 계약 이후 2천만원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자 중도금 납입을 앞두고 바지계약자 소개비와 명의 사용비용을 포함해 800만원을 지불한 뒤 수억원에 달하는 중도금 공포에서 해방됐다.
또 지난해 6월 인천의 한 재건축 분양아파트 157㎡형을 계약한 B씨도 웃돈이 붙지 않자 브로커와 바지계약자에게 각각 600만원 가량을 수수료 명목으로 건넨 뒤 10억원에 달하는 잔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처럼 부동산 불황을 틈타 경인지역 대단위 아파트 단지 20여곳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브로커들이 일부 중개업소와 짜고 바지계약을 알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불법 분양권 전매를 막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경기침체 속에서 잔금 압박이 워낙 심해 바지계약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분양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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