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지부진·부동산 시장 위축… 집값 하락세·매매도 끊겨
고도제한 완화로 큰 수혜를 예상했던 성남지역 재개발 지역이 집값이 오르기는 커녕 매매도 뚝 끊긴채 깊은 수렁에 빠졌다.
4일 성남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군용항공기지 주변 건축물 고도제한 완화 발표에 힘입어 성남시 수정·중원구 일대 83.1㎢ 가운데 72%(59.8㎢)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저층 상가건물이 촘촘히 밀집한 성남 신흥2구역 곳곳에 지역주민들이 걸어놓은 ‘경축 고도제한 완화’란 현수막이 무색할 만큼 매매 및 가격상승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도제한 완화 발표 이후 집값이 오히려 2천만~3천만원까지 떨어지면서 성남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는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신흥동 A부동산은 최근 두달 동안 단 1건만 매매를 성사시키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 경우도 집주인이 급매물을 내놓아 시세의 10% 낮은 금액에 간신히 성사됐다.
특히 고도제한 완화로 최대 혜택(최고 30~40층 건축)을 받은 신흥2구역과 중1구역, 금광1구역조차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신흥2구역은 현재 대지지분 66㎡ 다가구 주택을 기준, 2억6천만~2억8천만원선으로 지난달 초순보다 2천만원 가량 떨어졌으며, 중1구역과 금광1구역 역시 각각 2천만원과 1천만원이 하락했다.
또 성남에서 가장 입지조건이 좋아 인기를 얻던 수진2구역도 한달사이에 대지 66㎡이 3천여만원 가량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부동산 거래 위축에다 성남지역 재개발 사업진행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신흥2구역 등 2단계지역(총 8곳)은 지난해 거론됐던 건설사 총회 입찰공고가 아직까지 나지 않은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공사인 단대구역은 사업타당성 검토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금광1구역 주민대표회의는 법원으로부터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 등 성남지역 재개발 사업 상당수가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단대구역과 중3구역은 현재 이주 및 철거가 모두 끝난 상태지만 일반 분양이 진행되지 않아 조합원들의 재정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성남지역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0여년 넘게 기대했던 고도제한 완화에도 불구하고 성남지역 전체적으로 뚝 떨어졌다”며 “가격하락도 문제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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