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7·14 전당대회 패배 몽니가 세간의 화제다. 그는 전당대회 이튿날 안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새 지도부의 국립현충원 참배에 개인 사정을 들어 혼자만 빠졌다. 첫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도 의전상 대표 옆자리에 앉아야 하는데도 우정 떨어진 다른 자리에 앉았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당 대표 옆자릴 권하는 것을 끝내 뿌리쳤다. 일부 언론엔 “(7·14 전당대회는) 줄세우기식 조직투표를 했다”며 안상수 대표 체제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이에 앞서 당 대표 경선에서는 안상수 후보가 “군대에 안 갔다”고 공격했다. 옆집과 개 문제를 둔 다툼도 끄집어냈다. 홍 후보의 이 같은 공격은 이미 오래된 해묵은 일들이다. 안 후보는 4선 의원이다. 병역에 비리가 있었으면 벌써 문제가 됐을 것이다. 개가 짖어대곤 하여 수험생이 공부에 지장이 있어 벌어진 다툼은, 그도 오래전인 사생활로 남의 집 가정사다.
1971년 제7대 대통령선거 때다. 당시 민주공화당 박정희 대통령과 맞선 야당 후보로 신민당에서 40대 개수론이 나왔다. 김영삼·김대중·이철승 국회의원 3인방이다. 신민당 대통령 후보 지명 전당대회 첫날 김영삼·김대중·이철승 순으로 표가 나왔다. 그러나 과반 득표자가 없어 다음날 김영삼·김대중만을 놓고 결선투표를 하게 됐다. 그날 밤 김대중은 대의원들을 찾아 청진동 여관골목을 누빈 시각에, 김영삼은 상도동 집에서 후보 지명 수락연설 원고를 쓰고 있었다. 이튿날 결선투표 결과는 김대중의 역전승으로 판가름났다. 김영삼으로서는 아쉽고 분한 패배였으나, 김대중 신민당 대통령 후보를 위해 전국을 다니며 지원유세를 했다. 대통령선거는 박정희 6백34만2천828표, 김대중 5백39만5천900표의 94만6천928표 차이로 박정희가 당선됐다. 그때 당내 승패를 초월한 두 거물은 또한 모두 대통령을 지냈다. 역시 정치 거물들은 다른 데가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비록 2% 포인트차 패배가 아쉬울지라도 진 것은 진 것이다. 더욱이 비주류를 자처하며 도전을 말하는데, 그렇다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게 떳떳하다. 안 그러면 개끗이 승복하는 것이 정치인다운 금도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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