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이 빚더미에 앉아 야단이다. 도내 자치단체 빚은 알려진대로 4조원이다. 그러나 이는 일반회계 부채다. 각종 특별회계 부채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다.
가령 상수도특별회계를 예로 들면 도내 부채가 약 5천억원이다. 상수도특별회계 빚이 누적된 것은 수돗물을 생산비에 미달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배수관 확장이 겹친다. 시설 개보수가 또 있다. 이렇다 보니 낡은 수도관 교체를 제대로 못한다. 누수율을 줄이지 못하는 이유다.
해결 방법은 수도사용료를 올려 상수도특별회계를 독립채산 궤도로 올리는 길 뿐이다. 그러나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쳐, 언제나 제일 먼저 억제당하는 것이 상수도사용료 인상이다. 시장·군수들도 인상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음 선거를 의식한 인기 영합을 위해서다. 하지만 수돗물 값이 싼 것은 사실이다. 절수 관념을 높이기 위해선 사용료를 올려 제값을 받아야 한다. 해마다 상수도 적자를 빚으로 메워 상수도특별회계의 부채가 쌓여가는 것을 막고, 또한 보다 양질의 급수를 위해선 수돗물값의 현실화 검토가 필요하다.
지방재정의 압박 요인은 또 있다. 도내 자치단체가 출연한 35개 지방공기업 역시 빚더미다. 부채가 7조7천137억원으로 자본금 2조6천491억원의 약 3배다. 경영행정, 즉 돈을 벌라고 만든 지방공기업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애물단지가 됐다.
지방재정이 취약하면 수입을 강화해야 하는 데 이게 문제다. 지방세는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로 거래세 세원이 거의 고갈되는 등 악조건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세외수입 또한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더 이상의 악성 채무를 막기 위해서는 지방채 남발을 이젠 자제해야 된다.
수입이 적으면 지출을 줄이는 것 말고는 다른 왕도가 없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전시성사업이나 행사, 방만한 사회단체 보조금 등을 대폭 삭감키로 했다. 강만수 부천시장은 올 가용재원 220억원 한도내에서 살림을 꾸려가기로 했다. 지출을 줄이는 것은 곧 고통이다. 그러나 고통없인 건전재정의 길이 멀다.
책임은 자치단체 주민들에게도 있다. 자치단체에 무조건 무리한 요구를 일삼는 관행은 이제 자제돼야 한다. 지역사회의 의식 또한 성숙돼야 한다. 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