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이 세계 3위를 차지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지소연 선수가 날마다 화제의 주인공으로 회자된다. 알려진대로 이문초등학교 2학년 때인 1998년 처음 축구를 시작한 것은 자신을 남자로 생각한 축구부 감독의 착각 때문이었단다. 남자애들과 축구를 하고 있는데 김광열 코치가 머리칼이 짧은 지소연을 남자인 줄 알고 회원모집 전단을 주었다. 지소연은 남자축구부에서 타고난 능력과 열정을 보였고 김 감독은 지소연을 여자축구부가 있는 오주중학교로 진학시켰다. 축구를 하기 위해 초등학교를 세 군데나 다녔다. 지소연의 재능은 최인철 현 U-20 여자 대표팀 감독을 만나면서 꽃피우기 시작했다. 당시 오주중 축구감독이었던 최 감독과의 인연은 동산정보산업고를 거쳐 현재 대표팀에 이르렀다.
지소연은 솔직하다. 최 감독이 “운동장에선 무섭지만 잘 생겨서 좋다”고 말하고, 축구가 아니면 무엇을 했을 것이냔 질문에는 “공부를 못해서 …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린다. ‘머리가 좋다’는 대표팀 관계자의 말을 인터뷰 기자가 전하자 “실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금세 ‘장난’이라고 수줍어했다. 친한 친구는 많지만 남자친구는 아직 없다고 한다. ‘남자친구를 일부러 사귀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만날 기회도 없고, 머리도 짧고 …”라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화장을 하면 이상하다”는 ‘생얼 미인’이다. 특히 수줍은듯한 미소는 TV화면이나 신문지상에서 누가 봐도 매력이 넘친다. 어렵게 얘길 꺼낸 이상형은 “귀여운 남자”란다.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싶다”는 말에 각계에서 컴퓨터를 선물로 보내와 더 갖고 싶은 게 없다는 지소연에게 희소식이 날아 들었다. 미국·독일에서 억대 연봉 제의가 들어왔다. 독일의 한 축구팀이 연봉 1억원에 집·차를 제공하겠다고 하지만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미국에서 뛰고 싶다”고 한다. 내년 2월이면 한양여대를 졸업하는 지소연이 틈나는 대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는 연유다. “언젠가 엄마한테 1층 살림집, 2층 레스토랑, 3층엔 찜질방이 갖춰진 집을 차려주고 싶다”는 지소연 앞에 이젠 ‘귀여운 남자’도 나타날 것 같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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