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가 없어지고 지구대란 것이 생겼었다. 몇 개의 파출소 관할을 지구대가 통괄하는 것이다. 그러나 성과는 신통찮았다. 아무리 순찰을 강화한다 해도 상주 파출소보다 나을 순 없는 것이다.
파출소는 민생치안의 초소다. 결국 없앴던 파출소가 부활됐다. 이름도 괴상한 지구대는 아직도 존속하는 모양이나, 시민들과 가까운 것은 지구대가 아닌 파출소다.
경위 승진을 시험제에서 연공제로 바꿨다. 일정 연한만 되면 자동 승진하는 것이다. 경찰관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고 했다. 순경에서 시작하여 잘 하면 경위, 즉 간부로 정년을 마칠 수가 있다.
그러나 경위가 흔해져 직책의 값어치는 떨어졌다. 일선 경찰에선 경사보다 경위가 더 많은 데가 있을 정도다. 경위가 종전의 경사 보직을 맡는 경우가 허다 하다. 경위 계급의 과잉 현상은 앞으로도 심화할 수 있다. 경위는 경찰의 기초간부다. 간부답지 않은 직책의 평가절하는 문제다.
이제는 경장과 경사 계급의 통합을 추진한다고 한다. 통합 대상의 경장, 경사급 경찰관은 전 경찰의 35%다. 이 바람에 경사들 급여가 줄 전망이어서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일반 공무원 계급은 9단계인 데 비해 경찰관 계급은 11단계여서 두 계급을 통합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인사 적체는 운영의 묘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계급 수가 많아서 줄여야 할 것 같으면, 하위계급이 아닌 상위계급을 줄여야 된다. 또한 하위계급의 승진 연한을 단축시켜야 한다.
지구대 출범은 실패했고, 경위 자동승진제는 문제점을 가져왔다. 손을 잘못대어 동티를 냈다. 매사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는 경장, 경사 계급 통합이 또 동티를 내지 않을까 하여 걱정된다.
제도 개선을 부인하는 게 아니다. 고칠 것은 고쳐야 하지만, 안 고칠 것은 손 대지 말아야 한다. 고칠 것, 안 고칠 것 가리지 않고, 앞뒤 생각없이 마구 들쑤시는 ‘돌팔이 시책’이 문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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