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전문화’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기자페이지

사단법인 기전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창식)가 최근 ‘기전문화(畿甸文化)’ 12집을 펴냈다. 1986년 창립한 기전향토문화연구회는 오상근·이질현 선생이 이끌어 오면서 그동안 기전지방의 문화와 역사 등을 재조명하고 사료 발굴에 애써 왔다. 여러 차례 개최한 세미나를 통해 기전지방의 유구한 문화를 대내외에 알렸다. ‘기전’은 ‘기내(畿內)’ ‘서울 부근’을 뜻한다. 그러니까 한양(서울)을 중심으로 가까이 뻗어 있는 행정구역, 즉 그 지방이다. 따라서 예전의 기전지방은 북으로는 개성(開城), 남으로는 충청도 접경, 서쪽으론 제물포(인천), 동쪽으로는 강원도 접경까지를 두고 이른 말이다. 한반도의 중심이 기전지방이다.

 

‘기전문화’ 12집은 ‘6·25전쟁 60주년’을 주제로 삼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왜곡된 6·25전쟁의 진실을 바로잡고, 다른 하나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전쟁의 상흔을 교훈으로 삼고자(이창식)” 해서다.

 

‘6·25전쟁의 전개 과정과 성격’ ‘사진을 통해 본 6·25전쟁과 수원’ ‘6·25전쟁과 제2대 국회의원의 동정 분석’을 필두로 ‘6·25전쟁 UN군 참전 현황’ ‘6·25전쟁과 경기도’ ‘6·25전쟁을 전후한 경기지방 언론’ ‘6·25전쟁 전후의 경기교육이 걸어 온 길’은 동족상잔의 참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6·25전쟁이 끼친 문화예술적인 면도 다뤘다. ‘6·25 전후의 시조문학 고찰’ ‘한글 간소화 안의 그 허(虛)’ ‘6·25를 무대로 한 한국의 소설문학’ ‘음악교과서에 반영된 6·25전쟁’ ‘6·25전쟁 전후의 대중가요’ ‘6·25전쟁 이후 여성문학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고찰’ ‘내가 겪은 6·25’는 모두 노작(勞作)들로 연구위원 개개인의 면모를 보여 준다.

 

문화예술학술단체들의 어려움은 모두 재정이다. ‘기전문화’ 12집도 출판비가 부족하던 터에 이존하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장이 적지 않은 지원금을 선뜻 기부한 덕분으로 나왔다. 경기문화재단도 큰 도움을 주었다. 기전향토문화연구회의 전망이 밝아졌다. 기전지방 문화 계승과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 활동이 기대된다.   임병호 논설위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