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경보’ 시민들 대피 무관심

예고없는 민방공 대피훈련

 

18일 오전 11시 불시 민방공 대피훈련이 실시된 수원시 팔달구 동수원 사거리.

 

민방위 훈련 공습경보가 울리기 시작했지만 사거리를 오가는 차량은 이에 아랑곳 않고 거리를 내달렸으며 보행자들은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유유히 길을 건넜다.

 

19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대비 훈련인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불시 민방공대피훈련은 공습 상황을 가정한 주민 대피와 차량통제 등 15분간 이뤄졌으나 도내 곳곳에서 통제를 따르지 않는 운전자와 시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차량들 통제 따르지 않고 질주… 일부 훈련유도요원에 항의도

 

더욱이 차량을 통제하고 시민들을 안전지대로 유도하는 훈련유도요원들에게 항의도 빗발쳤다.

 

동수원사거리에 배치된 훈련유도요원 20여명은 민방위 깃발과 교통지시봉, 호루라기 등을 이용해 차량을 막아서고 시민들에게 안전지대로 대피하라고 외쳤으나 5분이 지나서야 그나마 차량들이 정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달용 오토바이들이 보란듯이 거리를 질주했고 일부 운전자들은 답답한듯 크렉션을 울리며 창문을 내리거나 아예 차에서 내려 요원에게 바쁘다고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더욱이 차량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긴급 차량의 통행로를 확보하지 못해 구급차량이 꽉 막힌 차들 사이에서 싸이렌 소리만 무색하게 울려댔다.

 

이와 함께 용인에서는 현재 시범운행을 하고 있는 용인경전철이 훈련시간에도 운행을 계속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같은 시각 과천시 중앙로 버스 승강장에도 시민들이 민방공 훈련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유도원의 통제를 따르지 않고 버스를 기다렸다.

 

훈련유도요원 A씨는 “천안함 사태 등 최근 남북간 긴장관계가 고조돼 북한의 위협 속에 치러진 훈련이었지만 시민들의 안보 불감증은 여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 한 관계자는 “국민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지만 인력 및 인식 부족 등으로 실제상황처럼 대피하기는 어렵다”며 “훈련을 통해 공습시의 대처방법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진·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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