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일산 등 깡통아파트 속출

아파트 팔아도 은행빚 조차 다 못갚아 불안한 은행들 담보대출금 상환 종용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떨어져 집값이 대출금보다 떨어지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늘면서 집주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경기지역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신도시의 아파트값이 지난 2007년 대비 평균 30% 가량 급락하면서 아파트를 매각해도 은행빚이 남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김모씨(47)는 지난 2006년 일산의 109㎡형 아파트를 4억7천만원에 구입하고, 당시 저축은행에서 3억5천만원(담보대출비율 75%)을 대출받았다.

 

그러나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3억2천만원선으로 대출금 3천만원 가량을 고스란히 손해 보게 된다.

 

이러한 사정은 분당도 마찬가지다. 매입 후 주택담보대출비율의 70~80%까지 대출을 받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2~3년 전만 해도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등 제2금융권에서 시세대비 최대 85%선까지 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일산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산의 경우 10가구 중 2가구 정도는 시세가 대출금과 비슷해지거나 되레 대출비율이 시세보다 높은 경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출비율이 높은 깡통아파트 집주인들은 분할상환이나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갈아탈 경우 담보재평가를 현시점에서 다시 받아야 하지만 시세 하락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하락으로 추가대출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은행들은 아파트 담보대출금의 상환을 종용하고 있으며, 최고 85%까지 대출해줬던 제2금융권은 대출금을 떼일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분당과 같은 신도시의 일부 아파트는 3년 전보다 시세의 30%까지 떨어졌다”며 “깡통아파트의 증가는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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