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이 ‘반려동물’로 호칭이 바뀌었다.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요즘은 가족처럼 여긴다. 늙은 부모가 아프면 ‘늙어서 그러시겠지’ 하며 크게 걱정하지 않으면서 애완견 건강이 이상해 보이면 동물병원으로 달려가는 실정이다.
늙은 반려동물의 치료비가 보통 수백~수천만원이라고 한다. 동물의 치료비 기준은 따로 없이 천차만별이서 보호자들을 어렵게 만든다. 보통 예방접종비가 2만~5만원, 혈액검사 7만원, 컴퓨터단층촬영(CT) 비용은 70만원 정도다. 백내장이나 심장병, 디스크 암 등의 수술비는 상태에 따라 200만~700만원이다.
애완동물의 장례비도 만만찮다. 화장 처리하면 15만~50만원 수준이다. 납골 보관료는 2년에 30만원, 수의와 비석 등을 갖출 경우 최고 300만원까지 든다. 사람보다 비싼 경우도 적잖다.
고가의 액세셔리 보조용품도 필수품이다. 30만~140만원 하는 개 돌침대, 20만원짜리 개 시계, 살균 건조기 200만원, 유전자 카드 등이 10만원에 판매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에 2천248개이던 전국 동물병원 수는 2008년 2천970개로 증가했다.
동물을 사랑하는 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지나친 사랑은 반려동물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다고 한다. 15세 이상 되는 늙은 개는 치료가 힘들어 안락사를 시키는 게 보통인데 최근엔 고가의 수술비를 감수하는 보호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무리하게 생명을 연장시키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도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또 강아지가 예쁘다고 품에 끼고 다니거나 매일 목욕 시키는 경우. 이는 개의 습성과 맞지 않아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고 한다.
예전에 수필가 K선생이 기르던 강아지가 죽은 뒤 쓴 수필 ‘가을이’를 읽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애완동물은 인간과 참 묘한 관계다. 아파트 15층에 살면서도 엘리베이터 문열리는 소리만 듣고도 자기 식구인 중 알고 꼬릴 치며 반갑게 짖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지지대 者의 집에 푸들 강아지가 두 마리 있는데 이 놈들이 그러하다. 개 삶 15년이면 인생 80이란다. 오래 살아줬으면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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