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검증

인생사를 2백가지로 점검하기는 모자란 것일까, 김황식 총리 후보에 대한 청와대 내부 청문회에서 2백가지를 검증, 청렴성에 자신이 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의혹이 야당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전남 출신으로는 첫 총리 후보라는 점에서, 다소 우호적이던 민주당이 철저 검증으로 돌아서 연일 맹공을 퍼붓는 것은 이 정권에 대한 공격이다.

 

야당이 벼르는 의혹은 병역 면제의 허위 진단서설, 누나가 총장인 대학에 특혜 지원설, 재산신고 누락설 등으로 이밖에도 또 있다. 이에 청문회서 그 같은 의혹을 적극 해명할 것이라는 것이 총리실의 발표다.

 

그런데 국회의 인사청문회 때면 관련 인사의 개인적 적대 진영이나 반대 세력에서 정보 제공의 투서가 횡행, 야당의 공격 자료가 모아진다. 투서에는 음해성도 있고 사실 관계도 있다.

 

‘취모멱자’(吹毛覓疵)란 말이 있다. 입으로 털 사이를 불어가면서 흠집을 찾아낸다는 말로, 남의 결점을 억지로 들춰내는것을 뜻한다. 이는 형명법술(刑名法術)을 주창한 한비자(韓非子)의 ‘한비자-대체편’에 나오는 것으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그도 ‘취모멱자’식의 흠집내기는 경계했던 것이다.

 

국무총리 공백이 너무 길다. 오는 11월에 열릴 G20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서도 그렇고, 공석 중인 외교통상부 장관 임명을 위한 총리 제청을 위해서도 그러하다. 국무회의 부의장인 총리가 없어 부의장이 주재하는 국무회의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나라의 체모가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렇다 해서 김황식 총리 후보의 인사 청문회를 적당히 넘겨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철저히 검증해야하는 것은 옳다. 문제는 ‘김태호 낙마’로 맛들이 야당이 이의 중독증상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갖는 김황식 총리 후보자 청문회에서 민주당이 단단히 벼르는 ‘현미경검사’라는 것이 ‘취모멱자’가 되어서는, 청문회를 지나치게 정략화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다. 청문회 양상이 주목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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