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고혈압

10대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다. 고혈압은 성인병이다. 이런 고혈압이 10대에 생기는 것은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2007년에서 2009년까지 전국의 13~19세 청소년 2천113명을 대상으로 확인한 나트륨 1일 섭취량이 놀라운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장 기준치 2천㎎ 두배인 4천㎎를 넘은 수가 1천4명(47.5%)이고, 4천㎎ 미만이면서 기준치를 초과한 수가 957명(45.3%) 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소금을 과다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은 만병의 근원이다. 이런데도 청소년은 혈압을 잘 측정하지 않고 무심히 넘기는 수가 많아 뒤늦게 발견하기 일쑤다. 10대 고혈압은 또한 같은 또래에 비해 비만율이 높다.

 

청소년의 고혈압이 청소년의 책임은 아니다. 어른들 책임이다. 어른들이 음식을 짜게 먹기 때문에 10대들도 짜게 먹는다. 자신의 자녀에 대한 소금 과다 섭취가 염려되면, 부모된 자신부터 음식을 싱겁게 먹는 습성을 가져야 된다.

 

예전의 양반집에서는 음식을 담백하게 먹었다. ‘음식의 담백’은 허준의 동의보감에 나오는 말이다. 동의보감은 음식이 짠것을 금기로 삼았다. 음식을 짜게 먹는 것은 없는 집에서 반찬을 아껴먹기 위해서였다.

 

이랬던 게 언제부터인지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입맛이 보편화됐다. 얼큰한 것은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이다. 사회생활에서도 웬만한 일엔 면역이 된 현대인들은 자극성을 추구하게 돼 음식 또한 맵고 짜야 뭘 먹은 것 같은 기분을 갖는다.

 

그러나 건강을 해친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만성병을 유발하며, 그 중 가장 심한 게 고혈압이다. ‘음식 짜게 안먹기 운동’ 같은 범국민적 캠페인을 국민건강보험공단이나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벌일만 하다. 음식만 짜게 안먹어도 성인병의 상당한 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 고혈압 증가 추세는 국민건강의 적신호다. 젊어서는 잘 모르지만 나이가 들면 온갖 합병증이 유발된다. 기성사회는 10대의 나트륨 과다 섭취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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