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전도사’의 자살

자신의 의지로 목숨을 끊어선 안되는 것은, 자신의 의지로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태어난 게 절로인 것처럼, 죽는 것도 절로여야 하는 것이 생사의 순리다.

 

가톨릭의과대학은 의학 연구를 위한 시신 기증을 환영한다. 가톨릭 신자 여부를 가리지 않는다. 연구를 마친 시신은 화장을 거쳐 용인 천주교묘역에 안장된다. 그러나 자살한 시신은 받지 않는다. 사후 기증이 됐더라도 사인이 자살 같으면 기증을 거부한다. 자살은 죄악이기 때문이다.

 

종교적 인식이 아닌 법률적 관념상으로도, 자살은 자신을 죽인 살인행위다. 다만 처벌대상이 죽어 처벌할수 없어 못하는 것 뿐, 법철학은 자살 또한 살인으로 이해한다.

 

어느 ‘행복전도사’가 병마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부부가 동반자살 한 것으로 보도됐다. 고통에 시달린 아내를 보다 못한 남편이 아내의 요청으로 목졸라 죽이고 자신도 목매어 죽었다는 것이다. 그도 하필이면 남의 영업장인 모텔에서 끔찍한 일을 벌여 세간의 입방앗 감이 됐다.

 

방송 등을 통해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고 하여 붙여진 ‘행복전도사’, 그녀의 죽음은 유감이다. 그가 생전에 한말은 결국 모두 신뢰를 잃게 됐기 때문이다.

 

때마침 팔다리가 없으면서도 세계 38개국을 다니며 희망의 삶을 강연하는 호주 태생의 닉 부이치치씨(27)가 한국에 들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온누리교회 창립 25주년 예배에 참석했다. 그 같은 장애의 몸이지만 스케이트 보드를 탄다. 서핑을 하고 스쿠버 다이빙도 한다. 작곡가이면서 뮤직 비디오를 찍은 가수다. “돈이 행복이 아니라, 사랑이 행복입니다”라는 것은 그의 말이다.

 

오죽했으면 죽음을 선택했겠냐고들 말한다. 틀린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옳은 것은 아니다. 어차피 죽는 것이 생명이다. 자신의 생명이라고 하여, 자신이 끊을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행복전도사’는 해서는 안될 몹쓸 짓을 사회에 했다. 그의 자살은 안타깝지만 좋게 볼 여지는 없다. 인간의 행복, 그것은 어떤 처지에 있던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곧 행복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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