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 싣고 떠나는 ‘가을 나들이’

한국운전자불자연합회 수원지부 
대부도 여행 추억 선물 20년간 복지시설 돌며 어르신 손발노릇 ‘톡톡’

“우리같은 노인네들이 바깥바람 쐴 기회가 어디 있나. 그저 고마울 따름이지!”

 

햇살과 바람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보인 14일 오전 11시께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탄도항.

 

앙증맞은 깃발을 단 택시 30여대가 가을바다가 펼쳐진 탄도항으로 잇따라 진입했다.

 

불교를 믿는 수원지역 택시기사들로 구성된 한국운전자불자연합회 수원지부회원들과 서호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노인들이 대부도로 모처럼만의 가을 나들이를 나온 것이다.

 

노인 30여명은 마치 소풍을 나온 어린아이 마냥 해맑은 표정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모처럼만의 나들이를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인근 해양박물관에 들른 회원들과 노인들은 마치 ‘어머니와 아들’처럼 친근한 대화를 주고 받으며 전시물을 관람했다. 이날 이들의 나들이는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마친 오후 3시까지 이어졌다.

 

정장례(88)할머니는 “오늘을 며칠전부터 손꼽아 기다렸다”며 “관심이 필요한 우리들을 자주 찾아와 말동무가 돼 주고 이렇게 나들이까지 시켜주는 기사양반들을 보면 아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운전자불자연합회 회원100여명은 이처럼 서호노인복지관과 수원시립요양원 등 지역 내 복지지설 노인들의 ‘손과 발’을 자처하며 20여년째 훈훈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조를 짜 매주 2차례 서호노인복지관과 수원시립요양원 등을 방문,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병원에 데려다주고 청소, 안마 등의 봉사까지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 직접 마련한 회비로 1년에 1~2차례씩 노인들에게 ‘나들이 행사’를 계획, 지역 어르신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곽창근 한국운전자불자연합회 수원지부장은 “어른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도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넉넉지 않아도 항상 이웃에게 베풀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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