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원시화성문화제에서 새로 생긴 ‘화성골든벨’은 단연 압권이다. 물론 다른 행사도 좋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화성골든벨’은 퀴즈 풀이를 통해 화성문화제를 왜 갖는가에 대한 의미를 터득게 한 점에서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 학생들이 주인공인 것은 미래 지향적이다. 어른만의 행사가 아닌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지역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예비 주역의 긍지를 갖게 해 준다.
수원은 정조가 만든 당시의 신도시다. 이 신도시를 둘러싸고 축성한 것이 화성이다. 이에 관련한 문제만이 출제된 ‘화성골든벨’엔 25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했다. 한 문제씩 풀어나갈 때마다 환호성이 터지곤 했다. 정답이 ‘원행을묘정리의궤’나 ‘녹로’인 문제는 쉽지 않다. 정조19년(1795년) 윤2월13일 정조대왕이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를 수원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갖고, 백성들에게 구휼곡을 나눠주는 등 행궁에 머문 동정을 자세히 기록한 것이 ‘원행을묘정리의궤’다.
또 ‘녹로’는 화성 축성 시 정다산이 발명한 운반기계로 그의 다른 발명작인 유형거, 거중기와 구분이 간단치 않다. 즉 유형거는 수레가 경사로를 오르기 쉽게 저울 원리를 이용해 만들고, 거중기는 도르레를 이용해 석재 등 상하 운반이 쉽도록 하고, ‘녹로’는 좌우 운반을 쉽게 하기 위해서 만든 기계로 각각 용도가 다르다.
이런 까다로운 문제를 다 맞춰 마침내 골든벨을 울린 최종 승자가 신풍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다. 마지막 문제로 ‘녹로’를 맞추고도 여유로운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수원시에서 장학금으로 백만원을 주었다.
수원시는 올 화성문화제 행사를 치르면서 2억4천만원을 절감했다. 아마 연예인 등을 불러오는 경비를 없앤 것 같다. 화성문화제는 시민문화제다. 연예인 공연무대가 아니다.
‘화성골든벨’은 학생행사였지만 어른들도 배울 점이 참으로 많다. 수원에 살면서 수원의 정체성을 아는 것은 고장 사랑이다. 이런 수원의 정체성은 또한 역사문화다. 역사문화와 미래문화를 함께하는 화성문화제가 한층 돋보인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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