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걱정에 공고만 내고 4순위 분양 도내 속속 등장 건설사는 홍보비용 절감·수요자는 청약통장 없이 계약
아파트 분양시장의 침체속에 지방에서 유행하던 ‘깜깜이 분양’ 방식이 경기지역에서도 성행하고 있다.
깜깜이 분양은 주택시장이 불경기일때 낮은 청약률을 고려해 별다른 홍보없이 분양공고만 내고 일명 4순위(선착순 분양)를 통해 분양하는 판매기법이다.
25일 시행사들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은 주택업체들이 ‘법정 청약기간’에는 청약을 받지 않고 대충 넘긴 뒤 자신들이 원하는 기간을 새로 잡아 본격적인 홍보를 통해 계약률을 높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는 지방과 수도권 비인기 단지에서 주로 사용됐으나, 시행사의 분양목표치를 높이기 위해 입지가 좋은 경기지역에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수원시 율전동의 신규아파트 청약접수를 받은 A건설은 깜깜이 분양을 진행하면서 한달 동안 분양률이 50%를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B건설사는 이달 말 수원시 인계동 아파트에 대해 깜깜이 분양을 준비하면서 모집공고만 냈을 뿐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홍보활동보다는 건설사와 수요자 모두에게 이점이 있는 깜깜이 분양을 통해 정식분양보다 홍보비용을 10%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산에 주상아파트를 분양 중인 C건설사는 깜깜이 분양을 진행, 1~3순위에 청약자가 없어 99가구 모두 제로 청약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사전 홍보 없이 분양계획을 세우는 것은 미분양시 업체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수요자들은 청약통장이 없이 원하는 동과 호수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은 전량을 미분양 형태로 처리한 후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을 상대로 직접 상담을 통해 계약률을 높이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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