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제국 이끈 ‘철기의 힘’ 국내 첫 고구려 민속촌

고구려 대장간마을

찬란한 문화와 광활한 대륙을 경영했던 대제국 고구려는 탁월하고 강력했던 철기문화의 바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어느 국가들보다 앞선 철기문화를 발전시킨 선진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그 철기문화의 중심에 대장간이 있었다.

 

고대 국가에 있어 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던 대장간은 곧 국가 번영의 상징이었고 지금의 산업에 견줘 IT산업을 능가하는 최첨단 산업시설이었다.

 

실제로 고구려의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작은 마구(馬具)인 등자(기병들이 말을 탈 때 밟고 올라가고 전투시 발을 고정시켜 균형을 유지하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쇠로 만든 원통형의 발걸이) 하나가 군사들의 전투력을 엄청나게 증강시켰다.

 

이 등자는 로마제국이나 유럽의 고대국가들보다 300여년이나 앞서 개발된 기술로 고구려가 그 광활한 제국의 영토를 건설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엿볼 수 있다.

 

고구려는 고조선의 앞선 철기문화를 받아들여 일찌감치 건국 초기부터 철기문화를 꽃피웠다.

 

일찍부터 청동기 무기에서 철제 무기로 대체해 사용했고 이는 강력한 대규모 정복전쟁을 통해 광활한 영토를 확장하는 동력이 됐다.

 

정복전쟁을 통해 지역 통합과 국가를 결속시킨데 이어 지배권력을 강화, 고대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

 

칼이나 창 등 단단한 무기를 만들기 위해선 강철이 필요한데 강철은 1천500℃ 이상의 고열에서 연철에 탄소를 더하거나 선철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같은 기술은 고도의 제철기술을 가진 기술자들에 의해 전수됐고 지배계층의 우대 속에서 철저하게 보호받았다.

 

고구려문화 전문가 고증 거쳐

 

아천동 우미네 마을 인근에

 

지름 7m 물레방아 거믈촌 등 복원

 

‘고구려 지키기’ 역사교육의 장

 

대장간마을 고구려 제철기술은 철광석을 채굴해 이를 고열로 녹인 뒤 탄소를 가하거나 없애는 방법 등으로 담금질, 각종 무기와 농기계 등을 제작해 사용하면서 부강한 국가로 성장하는 동력이 됐다. 오늘날 대동강 주변과 요동 일대 고구려 영역에서 무수한 철제제품들이 발굴되고 있고 구리 아차산 일대 고구려의 전초기지인 보루 일대에서도 화살촉 등 고구려의 무수한 철제무기와 공구들이 발굴되고 있다.

 

하지만 고구려의 발달된 제련기술을 보여주는 대장간에 대한 기록과 흔적 등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다만 최근 아차산 일대 고구려 제4보루 발굴조사에서 간이 대장간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대장간은 오늘날의 제철소 기능보다 철제제품을 만드는 종합적 집약 장소의 성격이 강해 고구려의 발달된 대장간 시설 복원은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그래서 구리시가 복원한 고구려대장간마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리시는 지난 2008년 4월 고구려문화 전문가들을 초빙, 고구려 고분벽화 등에 나오는 생활상과 유물 등을 토대로 고증작업을 거쳐 아천동 우미네 마을 인근에 대장간의 동력인 지름 7m의 웅장한 물레방아와 화덕 등을 갖춘 대장간과 담덕호계진영채, 키타이부족마을, 거믈촌 등을 복원했다.

 

대장간마을 입구에는 아차산 일대 고구려 보루 발굴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할 고구려박물관도 설치했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천장에 별자리를 나타낸 지도가 위용을 자랑한다. 당시의 별자리는 제왕의 나라에만 존재한다고 전해지고 있어 당시 고구려 위상이 대단했음을 엿볼 수 있다.

 

아차산에서 출토된 고구려를 나타낼 수 있는 벽화와 유물 등도 진열되고 있으며 유물들을 통해 고구려인들의 생활상과 문화, 습관 등 소소한 얘기거리들도 선보이고 있어 청소년들의 역사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구리=한종화기자 hanjh@kgib.com

 

인터뷰   김문경 구리시문화원장

 

“대장간마을은 후손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고구려의 칼과 창, 갑옷과 투구 등의 병장기 제조과정 등 당시로서는 최고의 철기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고구려 민속촌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대장간(건축면적 250㎡) 등 지름 7m 크기의 물레방아를 돌려 쇠를 녹이고 담금질을 하는 공간과 담덕채(〃 85㎡)와 호개채(〃 99㎡),거믈촌(〃 278㎡) 등 주거 및 회의 시설, 전시관(〃 260㎡) 등으로 이뤄졌다.

 

김문경 문화원장는 “고구려 대장간마을 건립은 단순히 건축물을 짓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상들이 이룩한 역사를 지키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작은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구려 유적 및 유물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견해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은 한민족 자긍심과 민족적 기상을 무참하게 짓밟고 본격적으로 동북공정을 마무리하려 할 것”이라며 “특히 고구려 문화유산을 자국의 문화유산으로 UNESCO에 등록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고구려 대장간마을 주변은 광개토태왕이 남진정책을 펼치기 위해 드나들던 곳으로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과 찬란한 문화 등 고구려의 독특하고 깊은 향혼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유적 및 유물 등이 많다”며 “고구려 대장간마을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국민 모두의 지역적 역량을 결집시키는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등 중요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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