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버거울 땐 시장을 찾는다. 치열한 삶의 현장을 체험하기엔 이보다 좋은 게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그리던 성남의 모란시장을 찾았을 땐 공교롭게도 비오는 밤이었다.
파시한 장터는 열기가 식었고 나는 숯불에 구워낸 청어 구이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켰다. 무르익은 취기를 일으켜 동행한 후배의 차에 올랐으나 한참을 내달리던 차 안에서 나는 기억 하나를 끄집어내고 못내 아쉬웠다. “아뿔싸! 식품점에서 산 클로렐라 칼국수를 (국밥집에) 두고 온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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