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개119센터 이중환 소방사 구급차에서 산모 출산 도와
“제 아이를 받은 것처럼 기쁘고 뿌듯해요.”
구급차량 안에서 신생아를 받은 1급 응급구조사 이중환 소방사(28)는 “많이 떨리고 긴장했는데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고맙다”며 “앞으로도 평생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소방서 부개119안전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 소방사는 이동원 소방교와 함께 지난 1일 오전 9시께 진통을 시작한 산모 전미영씨(35·여·부평4동)를 병원으로 후송하려고 출동했다가 구급차량 안에서 아기를 받았다.
이 소방사의 침착하고 신속한 응급조치 덕분에 아기는 무사히 태어났고 산모도 건강하게 산후조리를 하고 있다.
이 소방사는 “도착했을 당시 이미 산모는 양수가 터진 상태였고 극심한 진통을 호소하고 있었다”며 “이런 일을 겪은 건 처음이었지만 항상 배우고 익혔던 응급처치법을 떠올리며 침착하게 대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넷째아이를 임신한 산모는 진통을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건강한 남자아기를 순산했다.
이 소방사는 “응급조치를 하려는데 벌써 아이 머리와 배가 나오고 있었다”며 “그 순간에는 아이를 건강하게 받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어난 아기는 울지도 않고 호흡도 불규칙해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 소방사는 곧바로 아기의 입안과 기도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아기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치했으며 산모를 안정시킨 뒤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이 소방사의 조치 덕분에 아기도 산모도 모두 무사히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소방사는 “아기 입안에 이물질을 제거하자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와 울음을 터트렸다”면서 “아기 울음소리가 정말 반갑고 기뻤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 소방사는 이제 결혼 한달차인 신혼부부. 앞으로 자신도 건강한 아이를 낳아 자상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이 소방사는 “앞으로 어떤 응급상황이 닥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평소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프고 어려운 일을 겪은 분들에게 힘이 되는 소방대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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