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인기가 하늘을 찌를듯 치솟던 하토야마 일본 수상이 불과 1년도 안돼 급전직하로 추락해 수상직을 사임, 정권을 간 총리에게 넘겼다. 자민당 만년 정권을 무너뜨린 민주당 정권은 일본 국민의 기대가 컸었다. 특히 일본 개조론을 부르짖은 하토야마에게 갖는 기대는 더 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재설계를 들고 나와 미국 역사상 초유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지난 중간선거에서 참패했다. 2008년 대선에서 사상 최다 득표로 당선된 오바마가 2010년 중간선거에선 72년 만에 기록된 최악의 패배를 안았다.

 

하토야마나 오바마의 추락은 정치인의 인기가 얼마나 무상한가를 말해준다. 두 사람 모두 경제를 국민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해 불만을 샀다. 경제의 중심은 실업률 감소로 곧 일자리 창출이다.

 

프랑스는 얼마 전 사르코지 대통령의 연금개혁을 반대하는 350만명의 노조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한 달 가까이 계속된 노조의 파업 및 시위는 그 기세가 대단했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개혁에 후퇴’는 없다고 맞서 결국 관련 법안의 의회 통과로 발효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의 연금개혁은 2018년 부터 퇴직자 연금을 60세에서 62세로 늦추는 것이 골자다. 즉 수혜자가 2년을 손해보는 것이어서 우리네 같은 포퓰리즘에 젖은 관념으론 엄두도 못낼 일이다. 그러나 사르코지는 연금 복지 안정을 위한 개혁으로 이를 관철 시켰다.

 

정치인은 국민의 인기를 먹고 산다. 그러나 국민의 인기만 의식해서는 소신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 국민사회 구성 또한 다원 다계층이다. 하토야마, 오바마, 사르코지의 사례를 보면서 국민에게 순응해야 하고, 국민을 거스를 줄 아는 정치가 무엇인가를 생각 해본다.

 

국내정치는 눈치정치다. 국민에게 마냥 듣기좋은 소리만 하는 게 만병통치 처방인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국민이 듣기에 안좋은 말도 할 줄 아는 것이 소신있는 정치인이다. 우리에겐 이런 정치인이 없다. 심지어는 눈치놀음으로 이말했다가 저말했다가 하는 ‘냄비정치인’들도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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