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걷기… 발건강 ‘삐끗’

라이프&건강·의학

전업주부인 김미령씨(47·수원 장안구·가명)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간 단풍놀이에 한껏 들떴다. 붉게 물든 단풍에 매혹돼 힘든지도 모르고 하루 종일 등산을 한 후 집에 돌아왔는데, 발바닥에 둔기로 맞은 듯 화끈거렸다. 발을 딛기도 힘들 정도였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족저근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별안간 등산을 무리하게 해 발바닥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김준성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최근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발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보법으로 걷는 것과 상황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야외활동 증가로 족저근막염 등 발질환 환자 늘어

걸을 때 발뒤꿈치-앞발-엄지발가락 순으로 닿아야

신발은 1.3㎝ 이상 큰 치수·굽은 2.5㎝ 이하 선택을

■ 오목발·평발, 깔창 이용 도움

 

사람의 발은 26개의 뼈와 많은 관절, 그리고 근육과 인대로 구성돼 있으며 발바닥에는 튼튼한 족저근막이 있어 발의 모양을 유지해준다. 발은 앞부분과 뒷부분이 바닥과 접촉하고 가운데 부분은 위로 올라가 있는 모양인데 이를 ‘아치’라고 하며 발길이 방향의 종아치와 가로 방향의 횡아치가 있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모양에 따라 정상발과 평발, 오목발로 구별한다. 그러나 평발과 오목발이라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치에 문제가 있거나 발에 변형이 있는 경우 깔창을 이용한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깔창은 변형자체를 교정하는 효과는 없으며, 지나친 교정은 오히려 발의 통증을 증가 시킬 수 있다. 발의 구조와 함께 발의 관절운동도 매우 중요하다. 발목을 위·아래로 굽히는 동작 및 좌·우로 돌리는 동작, 그리고 엄지발가락의 충분한 굴곡이 정상 보행을 위해 필요하다.

 

■ 올바른 보행 방법

 

걸을 때 먼저 발뒤꿈치의 바깥쪽이 바닥에 닿고 그리고 뒤꿈치 전체가 닿은 다음 발 중간부분의 바깥쪽, 마지막으로 앞쪽 발이 닿으면서 엄지발가락에 체중이 실리고 발과 무릎이 들리면서 걷게 된다. 뒤꿈치가 바닥에 닿을 때 발바닥과 지면이 이루는 각도는 30~40도가 적당하며 무릎이 펴진 상태에서 바닥에 닿아야한다. 이 과정에서 발의 회전이 일어나는데 발 모양에 따라 회전의 정도에 차이가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신발 깔창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최근 마사이족 보행을 응용하여 개발된 신발이 유행하고 있는데, 연구에 의하면 발목 움직임에 제한이 있거나 무릎에 통증이 있는 경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며 보행시 다리 근육의 활성화를 증진시켜 운동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불안전성을 증가시키므로 착용 초기 조심해야 하며, 특히 노인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 다양한 발질환별 치료법

 

가장 흔한 발질환으로는 무지(엄지발가락)외반증, 족저근막염, 몰톤신경염, 뒤 연부조직 위축 등이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뒤틀리는 변형으로 엄지발가락의 바깥쪽에 통증이 있고, 진행되면 나머지 발가락과 서로 겹치게 되어 걷기가 불편하게 된다.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 발생하기도 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며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치료는 신발을 교정해 더 이상의 변형을 방지함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자는 동안 보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변형이 심한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은 달리기운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발바닥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발바닥에는 발 뼈를 잡아주는 강력한 근막이 있는데 이것이 손상되면 스트레칭될 때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발바닥에 테이핑을 하고 족저근막 및 종아리근육을 스트레칭 함으로써 증상이 호전된다. 이와 같은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주사치료를 하기도 한다.

 

몰톤신경염이 있는 경우 오랜 시간 걸으면 발 앞부분의 통증으로 걸을 수 없게 되고 신발을 벗으면 통증이 조금 좋아지는 특징이 나타난다. 이는 발가락 사이로 가는 신경이 눌려서 발생하게 되는 것으로 발의 앞부분에 패드를 대거나 주사를 놓아 통증을 제거한다.

 

■ 발 건강의 첫 걸음, 신발 구입부터

 

발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높지 않고 좁지 않은 신발을 착용함으로써 발의 변형을 막고 통증을 줄이며 정상적인 보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발이 넓어지므로 좀 더 큰 신발을 신어야 하며, 하이힐은 여러 발질환을 유발하므로 가급적 신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발 건강에 도움이 된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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