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못펴는 어머니… 혹시 척추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 방치 땐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까지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 기립성저혈압 의심을

 

 언제나 강한 줄만 알았던 엄마도 세월의 무게는 이기지 못한다. 늙어가는 엄마의 모습에 속상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물어봤자, “괜찮다”는 대답만 돌아 온다. 모든 병은 작은 징후에서 시작되는만큼 엄마 몸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가져보자.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을 가능성이 크다.

 

■ 무릎에서 소리가 나면 관절염

 

많은 여성 노인들이 겪는 증상 가운데 하나가 무릎 통증과 함께 운동 시 마찰음이 일어나는 관절염이다. 문제는 관절염을 앓고 있으면서도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자녀들에게 쉬쉬한다는 점이다.

 

관절염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거나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고통을 참고 지낸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을 방치하면 신경질적인 성격변화나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까지 유발될 수 있다.

 

초기에는 무릎관절의 통증과 부기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등을 반복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을 느낄만큼 심각해진다. 퇴행성관절염은 말 그대로 퇴행성 변화인만큼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방법은 없다. 생활 습관 개선이나 약물요법, 인공관절 수술 등을 통해 관절 기능은 되살릴 수 있다.

 

■ 자꾸 허리를 구부린다면 척추관협착증

 

어머니가 자꾸 허리를 구부리고 있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 압박이 오면서 통증과 마비가 오는 질환이다.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사라져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협착증과 다릿병으로 인한 통증은 구분이 쉽지 않다. 그래서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대부분은 단순한 다릿병으로 오해하고 민간요법이나 물리치료 등에 의존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들이 많다.

 

병원에서 진단받아도 선뜻 치료를 결심하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다. 척추질환은 무조건 ‘칼로 짼다’는 고정 관념 때문이다. 최근에는 칼로 째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수핵성형술로 문제가 생긴 척추 부위에 직경 0.8㎜의 가는 주사바늘을 넣어 염증과 부기를 치료한다.

 

특히 수술 후 피부층이나 신경 등이 들러 붙는 유착현상이 생겨 재수술이 불가능했던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하다. 수핵성형술은 부분마취로 의사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시술하고 고혈압,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 등으로 척추수술이 불가능하거나 부담되는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하다.

 

■ 눈 앞이 캄캄해진다면 기립성저혈압

 

눈 앞이 캄캄해진다거나, 간혹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기립성저혈압으로 의심해볼 만하다. 기립성저혈압은 글자 그대로 앉았다 일어설 때 처럼 자세를 급격히 바꿀 때 혈압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기능에 장애가 생겨 어지럼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기립성저혈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똑바로 누운 자세와 선 자세에서의 혈압을 비교 측정하면 가능하다.

 

기립성저혈압의 경우 큰 문제는 없지만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다른 문제는 없는지 검사해 보는 게 좋다. 현기증이나 시력장애, 구역질, 때로는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 2차적으로 부상을 당할 수 있는만큼 주의해야 한다.

 

■ 금방 나눈 대화 내용을 잊어버리면 치매

 

휴대전화나 열쇠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자주 잊어버리고, 외출 시에도 가스레인지 불을 껐는지 문은 제대로 잠그고 나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보통 치매로 의심하게 된다.

 

치매는 기억이나 언어, 추론 등을 제어하는 뇌신경이 서서히 파괴되는 뇌신경변성질환으로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반복된 뇌졸중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혈관성 치매이고 다른 하나는 뇌세포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퇴행성 치매로 대표적인 증상이 알츠하이머다.

 

치매에 걸리면 기억 상실, 일상 및 사회적 활동을 저해할 정도의 심각한 지적 능력 손실, 혼돈, 언어장애, 인격의 부적합적인 변화 등이 감지된다.

 

하지만 단순 건망증이 치매는 아니다. 건망증은 대개 1회적이며 무기력증처럼 하나의 증상일 뿐 질병은 아니다. 건망증이 반드시 치매로 이어진다고 보지는 않지만, 기억장애가 반복적이고 점차 심해진다면 치매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는 있다. 도움말=이성호 현대유비스병원 원장

 

이창열기자 trees@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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