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영향력 행사하라” 美, 中에 전방위 압박

<北, 연평도 도발>

한미 양국이 오는 28일부터 서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천t급)가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측이 26일로 예정됐던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외교통상부는 25일 중국 외교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정상의 이유로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한 일정을 불가피하게 연기하게 됐다고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당초 1박 2일 일정으로 26일 오전 방한해 오후 김성환 외교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이어서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었다.

 

양제츠 외교부장의 이번 방한일정 연기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의 책임을 둘러싼 양측 간 이견과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여하는 한미 서해 합동훈련에 대한 불만 표시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오는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서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中외교부장 방한연기, 한미 서해합동훈련 불만인듯

 

이번 훈련에는 순양함 카우펜스함, 9천750t급 구축함 샤일로함을 비롯해 스테담호, 피체랄드함 등이 참가한다. 중국은 앞서 천안함 사태 이후에도 서해상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강도높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책을 둘러싸고 한·중, 미·중간 갈등이 또다시 촉발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연평도 피격 사건에 대해 연일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길 압박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P. J.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이번 상황을 진정시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중국이 북한에 긴장 완화와 비핵화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중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현재 중국은 북한과의 오랜 동맹관계와 국제사회의 이목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60여 년간 북한의 최대 동맹국이자 중대한 식량 및 연료 지원국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위치로 올라서는 등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국제사회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인위적 환율정책’을 포함한 중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미국 경제계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중국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문제까지 미국과 부딪힐 경우 중국은 막대한 외교적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중국은 연평도 피격 사건이 발생한 이후 아직까지 관망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을 이겨내고 관망적 태도를 유지할 지, 아니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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