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정하고 책임있는 역할 해달라”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나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이날 2시간 가량 진행된 이 대통령과 면담에서 최근 북한의 연평도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중국이 국제적 위상에 걸맞게 공정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우선 연평 사태로 인한 한국측의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시하고, 남북간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앞으로 한중간 전략적 소통이 더욱 강화되길 희망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6·25 전쟁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로 도발해 온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무차별로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면서 “남북관계에 있어 중국이 공정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0세기 냉전시대를 넘어 21세기 공존과 평화를 지향하는 남북관계에 있서 중국이 새로운 국제적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홍상표 수석은 “한중 양국은 이번 면담을 통해 경제협력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흔들림없이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중국 외교라인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에 이어 2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그 동안 한반도 정세의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이번 방한을 마치고 조만간 북한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과 다이 국무위원은 각각 자국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 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외교적이고 원칙적인 결론에 그친 셈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의미있는 결론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늘 면담에서는 서로 많은 이야기를 했고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만 답해 양국의 합의 보다는 중국지도부가 특사를 보낸 것 자체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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