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끔찔끔… 숨기다 큰병 만든다

말못한 중년남성의 고민 ‘전립선비대증’

날씨가 추워지면서 ‘오줌발’이 약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추운 날씨엔 유독 오줌 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발등을 적시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다. 전립선비대증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요도 주변 괄약근이 수축돼 전립선과 오줌길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전립선학회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접수된 전립선 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성인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5%가 전립선비대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매년 가을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 가장 많았다.

 

■ 오래 앉아 있는 아저씨, 전립선비대증 적신호

 

남성 요도는 밤톨 모양의 전립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립선은 생식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정액의 3분의 1이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정자가 활동하도록 도와주는 영양물질도 이곳에서 분비된다. 부수적으로 항염·항균 작용도 해 요로 감염을 막아주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음주, 흡연,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 비만 등도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기약 복용, 추위도 일시적으로 비대증을 악화시킨다.

 

초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약물로도 치료 가능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소변 배출 능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 압박된 요로로 소변을 내보내려 방광 근육이 계속 힘을 쓰다 한계점을 넘으면 근육이 늘어지기 때문이다. 이후엔 비대해진 전립선을 제거해도 방광 기능을 되살릴 수 없어 소변줄을 달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전립선비대증, 참으면 독 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배뇨시 힘이 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배뇨 후에도 잔뇨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방광을 자극해 자주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들고 혈관이 충혈돼 배뇨시에 피가 나오기도 한다.

 

초기에는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자다가 1~2회 이상 소변을 보게 되는 야간 빈뇨 증상을 보인다. 소변을 볼 때 금방 나오지 않고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온다. 오줌줄기가 힘차지 못해 점차 가늘어지고 아랫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나오거나 중간에 끊기거나 배뇨시간이 길어진다. 소변을 참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기도 한다. 회음부에 불쾌감을 느끼거나 하복부에 긴장감을 느끼고, 발기부전 조루증 등의 성기능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이런 증상은 과로, 과음, 과격한 성생활이나 차에 오래 앉아 있을 때 악화된다.

 

방치땐 소변배출 능력 상실… 오래 앉아 있을 때 악화

 

약물·수술요법으로 치료, 운동·채식위주 식습관 중요

 

이런 증상들이 2단계로 나아가면 소변을 본 뒤에도 개운치 않고 다시 또 소변을 보고 싶고 심하면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거나 갑자기 소변이 한 방울도 안 나오게 된다. 최후에는 잔뇨량의 증가로 인해 방광의 배뇨력이 현저히 악화돼 방광이 늘어나고 방광의 소변이 거꾸로 신장으로 올라가는 역류현상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신장이 늘어나 신장에 소변이 고이게 되는 수신증이 일어나고 더 악화되면 요독증으로 신장을 못 쓰게 된다.

 

■ 약물·수술요법으로 치료 가능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에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다. 약물치료로 가능하지만 증상과 상태에 따라 수술요법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첨단 레이저를 이용해 요도를 압박해서 소변을 잘 나오지 못하게 하는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아주 안전하고 간편하고 빠르게 시술할 수 있다. 일명 ‘나이아가라 폭포 시술법’이란 별명이 붙은 KTP레이저는 짧은 시간에 매우 강한 레이저를 연속적으로 발사한다. 물보다 혈관에 1만배 이상 흡수되기 때문에 수술 중 출혈이 전혀 없고 주변 조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 토마토, 야자수로 전립선비대증 예방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하며,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이와 함께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토마토가 대표적이다. 토마토에는 다량의 ‘라이코펜’ 성분이 함유돼 있다. 라이코펜은 전립선의 노화를 막고, 전립선 조직을 보호한다. 체내 라이코펜 함유량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전립선이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라이코펜을 토마토를 통해 보충하면 전립선비대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야자수 추출물인 ‘쏘팔메토’도 예방에 좋다. 체내 5-알파 리덕테이즈라는 효소가 활성화되면 전립선이 점점 커지는데, 쏘팔메토 성분은 이 효소의 활성도를 낮춰 전립선이 커지는 정도를 줄여준다.

 

도움말=이승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비뇨기과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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